법원 “친부·조부모 선처 탄원, 친모 합의”…징역 5년→3년6개월
지적장애가 있는 9살 의붓딸을 화장실에서 밀쳐 뇌출혈을 일으키게 한 뒤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계모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이승한 부장판사)는 2일 폭행치사와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손모(33·여)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손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밀어 넘어진 의붓딸의 상태가 위중한데도 아무런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했다”며 “다만 유족인 친부와 조부모가 선처를 탄원하고, 친모와 합의가 이뤄진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지난 3월 14일 오전 7시 30분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아파트 화장실에서 의붓딸인 A(9)양의 가슴을 손으로 밀쳤다.
지적장애 3급의 A양은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욕조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크게 다쳤다.
손씨는 A양 학교 담임교사에게 이날 오전 8시 40분께 문자를 보내 ‘아이가 아파서 학교에 못 갈 것 같다. 병원에 데리고 가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손씨는 홀로 방에 누워있는 A양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날 오후 3시 30분께 A양이 숨진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경찰 신고는 이날 오후 6시 53분께 퇴근해 숨진 딸을 발견한 남편 B(33)씨가 뒤늦게 했다.
손씨는 경찰에서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딸이 넘어진 후 눈에 띄는 외상이 없어 방에서 쉬도록 한 것이지 방치한 게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애초 손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손씨가 ‘죽을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법의학 전문의도 부작위 살인죄 적용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자 폭행치사죄로 혐의를 변경해 손씨를 구속기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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