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실습생 투신해 중태…위태로운 전국의 ‘이민호군’들

특성화고 실습생 투신해 중태…위태로운 전국의 ‘이민호군’들

입력 2017-11-29 15:05
수정 2017-11-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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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에서 현장 실습을 받던 특성화고 학생이 투신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특성화고 실습생 고 이민호 군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고인을 기리며 묵념을 하고 있다. 2017.11.22  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특성화고 실습생 고 이민호 군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고인을 기리며 묵념을 하고 있다. 2017.11.22
연합뉴스
29일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안산 A특성화고 3학년 박모(18)군은 이달 16일 오후 6시 10분쯤 반월공단의 한 스티로폼 제조공장 4층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박군은 다리, 팔, 머리 등을 크게 다쳤다.

박군은 당시 1층에 주차된 화물차 문에 부딪친 뒤 바닥에 떨어지면서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 먼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상태가 심각해 헬기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다시 옮겨졌다.

최근 수술을 받은 박군은 의식은 겨우 되찾았지만 인공호흡기에 의존할 정도로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에 따르면 박군은 근무 9일째이던 투신 당일 오후 5시 40분쯤 화학약품을 배합하는 기계를 닦던 중 함께 일하던 선임 직원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듣고 언쟁을 벌였다. 이후 담임 선생님과 17분가량 통화한 뒤 옥상으로 향했다.

당시 박군과 통화했던 담임 교사는 “같이 일하는 형이 박군에게 ‘왜 일을 설렁설렁하냐’며 욕설을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온 다른 직원과 자신을 비교했다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공장 사고
공장 사고
해당 선임 직원은 경찰 조사에서 “박군에게 이것저것 가르쳐주는 과정이었을 뿐 동생처럼 잘 대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군이 아직 진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제주시 음료제조업체 공장에서는 현장실습 중이던 이민호(18)군이 제품적재기 프레스에 목과 몸통이 눌려 열흘 뒤 사망했다. 지난 1월에는 전북 전주시 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실습생 홍모양이 “콜수를 다 못 채웠다”는 문자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잇단 현장실습생들의 사망에 특성화고 학생들의 실습 현장 안전과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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