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보도 그 후] “손 내밀면 ‘초코파이 소녀’ 더 나올 것”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손 내밀면 ‘초코파이 소녀’ 더 나올 것”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8-05-14 23:08
수정 2018-05-15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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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 속 가출 소녀’ 인생 바꾼 유혜미 학교전담경찰관, 경찰청장 표창

위기 청소년 6명과 연락 지속
“전국 학교전담경찰관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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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미(오른쪽) 대전중부경찰서 경장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경찰청장 표창을 받은 뒤 김창룡 생활안전국장(치안감)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유혜미(오른쪽) 대전중부경찰서 경장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경찰청장 표창을 받은 뒤 김창룡 생활안전국장(치안감)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성매매 강요로 피해를 입은 ‘가출 청소년’을 8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돌봐 부모의 품으로 돌려보낸 유혜미(30) 대전중부경찰서 소속 학교전담경찰관(경장)이 14일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벼랑 끝에 서 있던 한 아이의 인생을 바꾼 유 경장의 노력에 대해 경찰 수뇌부가 감사의 표시를 한 것이다.

유 경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위기 청소년 선도보호활동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이철성 경찰청장 명의의 표창을 수상했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 3~4월 ‘신학기 학교 폭력 집중 관리 기간’ 동안 현장에서 위기 청소년 관리 업무 등을 모범적으로 수행한 경찰관 5명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 일반적으로 표창 시상식은 관할 경찰관서에서 진행되지만 유 경장은 이례적으로 직접 경찰청에서 상장을 받았다.

유 경장은 지난해 6월쯤 대전 지역에서 가출한 뒤 성매매 알선·강요로 고통받고 있는 A양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끈질긴 추적 끝에 지난해 9월 한 쉼터에서 A양을 발견했다. 이후에도 유 경장은 소년원과 쉼터 등에서 보호 처분을 받고 머물던 A양을 꾸준히 살피면서 결국 지난달 29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쉼터에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기관의 지원을 받고 고교 검정고시를 준비한 A양은 지난 10일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유 경장은 A양이 소년원에 있을 때 초코파이를 사 들고 면회를 갔고, 초코파이를 좋아하던 A양에게 유 경장은 ‘초코파이 소녀’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

2015년 7월 학교전담경찰관 1기로 경찰이 된 유 경장은 2016년과 2017년에도 각각 가출청소년 선도보호 업무, 베스트 학교전담경찰관 선정 등으로 두 차례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현재 대전 중구의 12개 학교를 담당하고 있으며, 성매매·비행·상습 가출 이력이 있는 위기의 청소년 6명과도 지속적인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유 경장은 “오전에도 한 학생으로부터 ‘쌤, 흔들리고 있어요. 붙잡아 주세요’라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지금도 가출 청소년들을 가정으로, 사회로 돌아올 수 있게 하기 위해 땀을 흘리는 전국의 학교전담경찰관들을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8-05-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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