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신종코로나, 천천히 증상…증상 초기 전파 우려”

전문가들 “신종코로나, 천천히 증상…증상 초기 전파 우려”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2-05 14:05
업데이트 2020-02-0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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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총·과기한림원 토론회…“빠른 전파 대비해야”

일본 연구진도 “2명 중 1명 발열 없는 초기에 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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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대처방안, 원탁토론회
신종코로나 대처방안, 원탁토론회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방안,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한림원 공동원탁토론회에서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0.2.5
연합뉴스
국내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빠른 전파를 우려하며 감염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초기에도 전파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방안 토론회’에서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3수, 4수 앞으로 보고 일해야 할 정도로 빠른 전파”라고 현 상황을 설명하며 “바짝 긴장하고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재갑 교수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 1명이 감염 기간 평균 1.4~2.5명에게 직접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1.4~1.6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알려졌던 신종플루 환자와 전파력이 비슷하거나 더 강한 셈이다.

신종 코로나와 유전적으로 79.5% 유사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경우 환자가 4명에게 직접 전파할 수 있는데, 이보다는 전파력이 낮다.

그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에 주의해야 하는 것은 보통의 호흡기 관련 바이러스에 비해 증상 초기부터 전염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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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
발언하는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와 부처 기관들과의 영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2.3
연합뉴스
이재갑 교수는 “보통 호흡기 바이러스는 환자의 증상이 심화했을 때 전파가 잘 되는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사례를 보면 증상 초기부터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독감의 경우 초기에 열부터 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1주일간 천천히 증상이 나타난다. 이에 민감한 분은 증상을 미리 알고 그렇지 않은 분은 나중에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독일에서 처음 보고된 ‘무증상 감염 전파’ 가능성에 대해 그는 “논란이 많은 부분이긴 하다”면서 “증상 자체가 모호하게 시작해, 천천히 진행하는 만큼 (전문가들의) 말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을 때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9일 “무증상 감염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달 2일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에게서 감염 전파 사례가 나와 기존보다 방역 관리가 어렵다”며 입장을 바꿨다.

일본 연구진들도 중국과 베트남이 공개한 신종 코로나 감염자 5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신종 코로나 감염자 2명 중 1명이 발열 등의 증상이 없는 잠복 기간 중 감염자로부터 옮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무증상과 잠복 기간을 구분해야 한다. 잠복기에서 증상 발현이 되는 단계로 넘어가는 초기에 무증상 상태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환자들이 잠복기와 무증상을 정확하게 구분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응급의료센터로 들어가는 시민의 체온을 재고 있다. 2020.1.27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응급의료센터로 들어가는 시민의 체온을 재고 있다. 2020.1.27 연합뉴스
이재갑 교수도 이러한 현실을 가리켜 증상에 민감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구별해 설명한 것이다.

이재갑 교수는 또 “중국 외에 태국과 싱가포르 방문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젠 지역사회 내 감염을 저지해야 할 때”라며 “놓친 환자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방역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가 생각보다 빠르다. 유행이 더 빠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역전파가 생길 텐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 후베성에서만 1만명의 환자가 넘게 발생했고 각국으로 전파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후베이성 방문자를 중심으로 조사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 어렵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혁민 연세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하다”면서 “진단법 연구와 추적조사가 더 필요할 거 같다. 앞으로 전문가 집단과 질병관리본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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