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또…‘강남 스쿨존’ 초등생 참변

보름 만에 또…‘강남 스쿨존’ 초등생 참변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12-18 10:47
업데이트 2022-12-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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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건너던 초등생 참변
‘스쿨존 참사’ 언북초 외 4개 학교
‘보행로 마련’ 요청 무시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한 서울 언북초등학교 등굣길 모습. 뉴시스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한 서울 언북초등학교 등굣길 모습. 뉴시스
초등학생이 혼자 길을 건너다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사고 지역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인근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쯤 서울 강남구 세곡동의 한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12살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졌다.

당시 도로는 오전에 내린 눈이 쌓여 미끄러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버스 기사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2일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 앞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9살 어린이를 치여 숨지게 한 일도 있었다.

당시 차량운전자 30대 남성은 뺑소니와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해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다.
서울 강남에서 초등학생이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사고 지역은 어린이보호구역 인근이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에서 초등학생이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사고 지역은 어린이보호구역 인근이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4곳 학교, ‘보행로 마련’ 요청 무시
강남구는 내년 2월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언북초 인근에 보도를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 언북초등학교 외에도 서울 시내 4곳 학교의 관할 구청에서 보행로를 설치해야 한다는 시교육청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언북초의 경우도 애초 사고 위험이 크다는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청이 일방통행 적용 등 개선을 주문했으나 유야무야된 뒤 결국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비슷한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도로교통공단 등과 합동으로 50개 학교를 대상으로 교통안전시설 점검을 했다.

그 결과, 학교 앞 도로에 보행로가 없거나 일방통행 운영 등 대책 마련을 요청한 곳은 언북초 이외에도 4곳이 더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구, 서초구, 서대문구, 종로구 지역의 초·중·고 4개교다.

이들 학교와 구청 등에 문의해보니 4개 학교 모두 언북초처럼 별다른 도로 개선이 없는 상황이었다. 여전히 도로는 양방향 통행이 이뤄지고 있었고 보행로는 없었다.
13일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앞에 형광색 커버가 씌워진 가방을 멘 학생이 하교하고 있다. 지난 2일 이곳에서는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학생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다. 연합뉴스
13일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앞에 형광색 커버가 씌워진 가방을 멘 학생이 하교하고 있다. 지난 2일 이곳에서는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학생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다. 연합뉴스
구청 관계자는 “학생 보행로가 없다는 부분은 인지는 하고 있지만 쉽게 공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주택과 상가로 인해 도로 폭이 좁고 양방향 통행을 일방통행으로 바꾸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학교 관계자는 “시교육청과 공단 점검 이후 구청에서 여러 번 왔다 갔다 했지만 도로 앞에 워낙 상가가 많아 정리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결국 주민들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학교 앞 보행로 공사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로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할 경우 경찰서장이 주민설명회를 생략하고 심의회를 거쳐 직권으로 일방통행으로 길을 지정할 수 있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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