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온 스카우트들…“아쉽지만 텐트에서 폭염 못 버텨”

서울 온 스카우트들…“아쉽지만 텐트에서 폭염 못 버텨”

김주연 기자
김주연, 장진복 기자
입력 2023-08-06 16:27
업데이트 2023-08-0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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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서 영국·미국 등 조기 철수
서울 명동·용산 등 곳곳에서 스카우트 대원 휴식
시민 “지친 아이들 안타까워…좋은 추억 쌓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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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관광하는 영국 스카우트 대원
시내 관광하는 영국 스카우트 대원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6일 서울 중구 명동을 관광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 때문에 도저히 야영장 텐트에서 지낼 수 없어서 어제 서울로 올라왔어요.”

6일 서울 용산구 한 대형 쇼핑몰에서 만난 영국 스카우트 대원 A(14)군의 얼굴은 강한 햇볕에 발갛게 익은 채였다. 이곳을 포함해 명동 일대 식당이나 카페, 상점, 영화관 등에선 스카우트 스카프를 두른 외국인 청소년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몇몇 스카우트 대원들은 벌레에게 물린 얼룩덜룩한 자국이 남아 있었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한 대표단들은 이날 서울 등에서 휴식을 취하며 남은 일정을 이어갔다. 참가국 중 가장 많은 4500명을 파견한 영국은 전날부터 용산구, 강남구, 종로구, 중구, 경기 성남 등 여러 호텔로 나눠 숙박했다. 미국 대표단은 이날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출발했다. 싱가포르 대표단은 한국수자원공사 인재개발원에서 머문다.

이날 만난 대부분의 대원은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영국에서 온 B군(15)도 “음식이나 화장실은 괜찮았지만 더위가 힘들었다”면서 “몇몇 대원들은 벌레에게 물려 고생했는데 어제는 정말 좋은 호텔에서 지냈다”고 전했다.

안전을 위해 급작스럽게 조기 퇴영이 결정되다 보니 혼란도 겪었다. 이날 서울에 올라온 여러 대원은 대체할 문화 체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아 쇼핑하며 시간을 보냈다. A군은 “이번이 첫 잼버리인데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게 돼 아쉽다”면서 “조금 전 템플스테이를 할 거라고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주말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도 무더위와 열악한 시설, 미흡한 진행 탓에 서울로 올라온 이들을 보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모(51)씨는 “더위에 고생을 많이 한 탓인지 밝은 아이들이 없고 다 지쳐 보인다”면서 “다른 나라 친구들과 교류하러 왔을 텐데 서너명씩 모여 다닌다고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학부모 김모(48)씨는 “점심을 먹는데 인원은 많고 자리는 부족하다 보니 아이들이 바닥에도 널브러져 앉아 있었다”면서 “멀리 온 만큼 이제라도 좋은 추억을 쌓고 갔으면 하는 바람인데 관광도 제대로 못 하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각종 문화·역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시는 서울 곳곳에서 운영 중인 ▲광화문광장 서울썸머비치 ▲세종썸머페스티벌 ▲여의도 한강공원 눕콘 등 여름 축제에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해외 대원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추가로 제공한다. 이를 위해 남산, 북악산, 인왕산을 오르며 스카우트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서울 야경챌린지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는 9~13일 오후 6~10시 트래킹을 운영해 매일 800명의 스카우트 대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한강 크루저 요트, 카약, 패들 보트, 요트 등 수상스포츠 체험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해 건강한 서울 체험을 돕는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새만금에서 하지 못한 야영을 희망할 경우 여의도 한강공원 일부를 장소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영국대사관 측과 여의도 한강공원 일부를 숙영지로 제공해 야영 기회를 갖도록 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주연 기자
장진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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