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에 생명 나누고 떠난 고려대생, ‘명예 학사학위’ 받았다

6명에 생명 나누고 떠난 고려대생, ‘명예 학사학위’ 받았다

윤예림, 신진호 기자
입력 2023-08-30 14:25
업데이트 2023-08-3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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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이주용씨 명예학사학위 수여식. 왼쪽부터 한창수 고려대 기계공학부 학부장, 황성철 고려대 교우회 수석부회장, 이원규 교무부총장, 이주용씨 동생 이준영씨, 이주용씨 아버지 이상윤씨, 김동원 고려대 총장, 이해근 고려대 공과대학장, 태범석 고려대 공과대학 교우회장. 고려대 제공
고려대, 이주용씨 명예학사학위 수여식. 왼쪽부터 한창수 고려대 기계공학부 학부장, 황성철 고려대 교우회 수석부회장, 이원규 교무부총장, 이주용씨 동생 이준영씨, 이주용씨 아버지 이상윤씨, 김동원 고려대 총장, 이해근 고려대 공과대학장, 태범석 고려대 공과대학 교우회장.
고려대 제공
지난 6월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에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난 고려대학교 학생 고 이주용(24)씨에게 명예 학사학위가 수여됐다.

고려대는 30일 오전 고려대 본관 제2회의실에서 이씨의 명예학위 수여식을 열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이주용 학생의 생애는 안타깝게도 너무나 짧았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숭고한 생명의 가치를 일깨워줬다”며 “명예 학사학위가 이주용 학생의 영혼을 기리고 기억하는 첫걸음이자 유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지난달 기계공학부 전체 교수 회의에서 이씨에게 명예 학사학위를 주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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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이주용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이주용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고려대 기계공학부 4학년이던 이씨는 지난 6월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집에서 가족과 식사를 한 뒤 방에 들어가다가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씨가 다시는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말을 들은 유족은 이씨가 어디에선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유족은 또 이씨의 외할머니가 오랜 기간 신장 투석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병마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이식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씨는 조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고, 늘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해 가족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음악을 특히 좋아해 구리시 교향악단과 고려대 관악부에서 플루트를 연주했다.

이씨가 장기기증을 위해 이송되는 길에는 20여명의 친구가 배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족은 “쓰러진 날 몇 차례나 위기가 있었는데 기증하는 순간까지 견뎌준 것이 존경스럽고 고맙다”며 “어디선가 살아 숨 쉰다는 위안을 얻을 수 있게 하느님이 지켜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심장과 폐, 간, 좌우 신장과 췌장, 좌우 안구를 6명에 기증하고 지난 6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윤예림 인턴기자·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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