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없는 4호선 타보니…“지옥철 피했지만 급정거 땐 불안”

의자 없는 4호선 타보니…“지옥철 피했지만 급정거 땐 불안”

손지연 기자
손지연 기자
입력 2024-01-10 11:25
수정 2024-01-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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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의자 없는 칸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이용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출퇴근 시간에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좌석 없는 지하철 시험 운행을 시작했다. 뉴스1
10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의자 없는 칸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이용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출퇴근 시간에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좌석 없는 지하철 시험 운행을 시작했다. 뉴스1
좌석을 없애고 승객들이 서 있을 공간을 늘린 지하철이 시범운행된 첫날 시민들은 “출퇴근 시간대는 이런 지하철을 더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낮아진 혼잡도에 평소보다 쾌적하게 출근할 수 있어서 대부분 만족했지만, 열차가 급정거하거나 흔들릴 때 잡을 손잡이나 지지대 등이 부족하고, 교통약자가 타기엔 무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10일 오전 8시쯤 서울지하철 창동역에서 탑승한 4호선 열차는 이미 출근길 직장인들로 붐볐다. 이 열차는 당고개역에서 출발해 사당역에 도착하는 노선으로, 전체 10칸 중 4번째 칸만 좌석 없이 운영됐다.

강남역으로 출근하는 박지윤(25)씨는 “평소보다 조금 널널한 거 같아서 앞으로도 (좌석 없는 열차를) 찾아서 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혜화역에서 신용산역까지 열차를 이용하는 최수빈(27)씨도 “원래 앉아 있던 사람들이 내릴 때 공간을 내줘야 해서 불편했지만, 이 칸에는 그런 걸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며 “출퇴근길처럼 붐비는 시간에는 더 확대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다만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불편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었다. 좌석을 없앤 칸에는 구석에 노약자석이 마련돼 있지만, 서 있는 사람으로 꽉 찬 열차 안에서 이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또 좌석 없는 칸이라는 표시가 돼 있지 않아 무심코 탑승했다가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김희준(35)씨는 “평소보다 여유로운 거 같아서 좋지만,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분들은 이 칸에 타기 어려울 것 같다”며 “열차에 오르기 전에 이 칸이 좌석 없는 칸이라는 걸 알리는 표시가 있었으면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했다.

아울러 원래 좌석이 있던 자리에 철제 지지대가 마련돼 있지만, 승객들이 지지대에 기대고 있어 이를 잡고 서 있기는 어려웠다. 직장인 김예지(42)씨는 “사람들이 모두 서 있어서 열차가 갑자기 멈추거나 흔들리면 부딪힐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손잡이나 기둥을 늘리면 안전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시범운행 모니터링과 혼잡도 개선 검증을 마친 이후 좌석 없는 칸을 확대할지를 검토할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1년 정도 시범운행을 계속한 뒤 다른 호선으로 확대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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