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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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주요 피고인들이 모두 재판에 넘겨지면서 구정 연휴가 지나고 다음달부터는 본격적으로 ‘법원의 시간’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 16일 첫 변론준비기일을 마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시작으로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대령의 변론준비기일이 속속 열린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다음달 6일 김 전 국방부장관의 두번째 변론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이날은 조 청장과 김 전 청장, 노 전 사령관의 첫번째 변론준비기일이 예정된 날이기도 하다. 12·3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이른바 ‘햄버거 회동’ 참석자 중 한명인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출신 김 전 대령의 변론준비기일도 이날 열린다.
변론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돌입하기 전에 각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기 위한 절차다. 재판부는 이날 김 전 장관의 재판과 조 청장·김 전 청장 등 다른 내란 혐의 피고인들의 재판을 병합해 심리할지 여부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군사법원에 기소된 현역 군인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법에 넘겨진 비상계엄 사태 관계자들의 사건은 모두 같은 재판부(형사합의25부)에 배당됐다. 판단의 통일성 및 향후 사건 병합의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한 재판부가 맡게 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16일 열린 김 전 장관의 첫 변론준비기일에서 김 전 장관은 직접 법정에 출석해 비상계엄 선포가 법원의 심사 대상이 아니며, 비상계엄 당시 김 전 장관의 행위는 헌법과 계엄법을 준수한 정당한 업무였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보석이 허가돼 석방된 조 청장을 제외한 피의자 전원은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이날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할 것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할 것 ▲보증금 1억원을 납부할 것 등을 조건으로 조 청장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보석은 구속된 피고인이 도주의 우려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조건을 붙여 구속 집행을 정지하는 제도다.
그러나 같은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의 보석 청구에 대해서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기각했다. 다만 검찰이 김 전 장관에 대해 일반인 접견 금지, 편지 수·발신 금지를 청구한 것은 “공소제기 후에도 접견 금지 등 처분이 필요할 정도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볼 충분한 자료가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21일 열린 보석 심문기일에서 김 전 장관 측은 “피고인은 국내에 모두 다 알려져 있기에 도망칠 수 없고, 이미 검찰의 증거와 증거목록이 제출됐고 공범도 모두 조사와 기소가 끝난 만큼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면서 보석을 신청했다. 반면 검찰은 “심문 절차와 준항고 절차에서 피고인의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사법부 판단이 있었다”고 맞섰다. 조 청장도 같은날 열린 보석 심문기일에서 혈액암을 앓고 있어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청장은 같은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하기도 했지만,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한편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하고,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병력 투입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 청장과 김 전 청장은 계엄 당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윤 대통령과 김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나 계엄을 논의하고 경력을 투입해 국회를 봉쇄,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대령은 비상계엄을 사전에 모의하고 중앙선관위 점거 등에 관여한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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