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학교’ 맞춤수업·부진학생 집중관리로 일반고 살린다
올해 2학기부터 서울 일반고등학교에 다니는 성적 우수학생을 위해 11개 지역교육청별로 영어·수학 심화과목을 가르치는 거점학교가 한 곳씩 지정된다.또 2014학년도까지 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전공 수업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교육과정 거점학교 27개교와 학교 이탈 위기에 놓인 학생을 위한 공립 위탁형 학교 4개교가 신설된다.
서울시교육청은 20일 학생의 적성과 역량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제공으로 일반고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일반고 점프업(Jump Up) 추진 계획(안)’을 내놓았다.
위기에 빠진 일반고를 재육성하기 위한 이번 대책의 핵심은 다양한 거점학교 운영으로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수준에 맞는 수업을 받도록 해 교육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우선 올해 2학기부터 우수학생을 위해 영어·수학 심화과목을 가르치는 ‘고교 교육력 제고 거점학교’를 현재 1개교에서 11개 지역교육청별로 1개교씩 모두 11개교로 확대해 운영한다.
이 거점학교는 학기 중 토요일 오전이나 방학기간을 이용해 해당 지역 내 여러 고교에서 학교장 추천 등을 받은 우수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급수학이나 영어 심화과목 등을 가르친다.
거점학교마다 과목당 1∼2학급을 개설하고, 수강인원은 학급당 20명 정도다.
이병호 교육정책국장은 “일반고 육성이 중하위권 학생 관리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우수한 학생을 더 끌어올릴 방안을 함께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수준별 수업이 학생 간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에 김광화 교육과정정책과장은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진로와 과목별 학업성취 수준에 맞게 수업을 선택하고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며 “같은 과목을 수준에 따라 나눠 수업하고 동일하게 평가하는 기존의 수준별 수업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음악·미술·체육·과학·제2외국어 등 특정 전공에 관심 있는 학생을 위해서는 ‘교육과정 거점학교’가 만들어진다. 일단 올해 2학기 23개교가 시범운영되고 내년 1학기에는 모두 27개교로 확대된다.
교육과정 거점학교는 평일 정규 교육과정(과학·제2외국어는 평일 방과후·토요일·방학기간도 활용)으로 개별 학교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전공별 집중과정을 가르친다.
희망 학생은 월·수·금은 소속 학교, 화·목은 거점학교 또는 오전은 소속 학교, 오후는 거점학교에 등교하는 식으로 다니면 된다.
학생 수가 적어 석차를 산출하기 어려운 경우 학생부에는 수강 과목명과 원점수, 과목평균, 과목 표준편차만 기재된다.
직업교육을 받고 싶은 학생이 점점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2014학년도 특성화고 정원을 학급당 1명씩 증원하고 직업교육 거점학교 4개교를 신설한다.
또 올해 2학기 실용음악·조리아트 관련 직업교육 거점학교 2개교, 내년 3월에는 실용음악·실내 디자인을 가르치는 문화예술정보학교 2개교를 신규 지정한다.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학습부진학생이나 위기학생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학습부진학생 밀집 학교 51개교는 ‘기초튼튼 행복학교’로 지정하고 학교당 1천200만∼2천만원을 지원한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의 학습부진 요인을 진단하고 개인별 맞춤식 학습·진로지도와 상담을 통해 해당 학생이 교육과정을 따라올 수 있도록 돕는다. 대학생 교육봉사도 활성화한다.
위기학생을 위해서는 전문상담교사와 위(Wee) 클래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전문상담교사는 올해 118개교에서 내년 150개교, 2015학년도에는 184개 모든 일반고에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Wee 클래스는 올해 80개교, 내년 100개교로 늘린다.
위탁형 대안학교는 올해 말까지 현재보다 2개교 늘어난 40개교로 늘리고 현재 2곳뿐인 공립 위탁형 대안학교도 4개교를 추가 설치해 일반고에서 관리가 힘든 학생도 공교육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막을 방침이다.
이외에도 자율고·특목고에 대한 성과 평가를 엄정히 하고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되는지 정기적으로 지도·감독하는 한편, 자사고의 경우 일반고 전환을 원하면 적극 수용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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