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이후 고령자 ‘대동맥판막협착증’ 개흉 대신 스텐트로 성공적 치료 길 열려

70대 이후 고령자 ‘대동맥판막협착증’ 개흉 대신 스텐트로 성공적 치료 길 열려

입력 2012-11-05 00:00
업데이트 2012-11-05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평균 연령이 78세나 되는 고령자의 ‘대동맥판막협착증’을 개흉수술 대신 스텐트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는 임상 성과가 제시됐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에서 혈액을 내보내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판막이 쪼그라들어 열리거나 닫히는 데 문제가 생긴 질환이다. 운동이나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 심하게 숨이 차거나 심부전·흉통·실신 등의 증상을 보이며, 협착이 중증으로 진행되면 진단 후 2년 내 사망률이 50%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다.

서울아산병원 박승정 심장병원장팀은 2010년 2월 이후 54명의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경피적 대동맥판막스텐트술’을 적용한 결과, 96%(52건)의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시술받은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78세였으며 이중에는 92세 할머니도 포함돼 있었다.

지금까지 대동맥판막협착증은 가슴을 절개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치료했다. 하지만 박 교수팀이 시술한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인 데다 다른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아 기존의 수술 방식으로 치료하기에는 위험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이들 환자에게 스텐트를 시술했다. 대퇴부의 혈관을 따라 혈관확장용 풍선과 스텐트를 삽입한 뒤 협착 부위에서 풍선을 부풀린 후 스텐트를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이 시술법은 수술이나 마취 부담이 없어 고령자도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의료진은 시술 후 전체 환자들을 대상으로 심장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좁아져 있던 대동맥판막 부위가 2배 이상 확대됐으며, 이에 따라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의 압력차가 낮아지면서 원활한 혈액 공급이 가능해졌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안전성과 치료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이라면서 “앞으로 고령이나 수술이 불가능한 중증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2-11-05 25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