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국外’ 무증상 입국… 감염지 태국인지 한국인지 ‘오리무중’

또 ‘중국外’ 무증상 입국… 감염지 태국인지 한국인지 ‘오리무중’

박찬구, 최치봉, 이현정 기자
입력 2020-02-04 22:38
업데이트 2020-02-05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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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다녀온 16번 확진… 뻥 뚫린 방역

지난달 19일 태국서 무안공항으로 귀국
귀국 후 6일 지나 오한 발열 증상 나타나
지역 병원 등 5차례 통원 치료서도 놓쳐
질본 “태국서 받은 명단에 16번 환자 없어”
“광범위 명단 공유·출입국 관리 필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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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방역하고
긴급 방역하고 4일 국내에서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광주 시내 한 병원에서 긴급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16번 확진환자(42·여)는 한국 국적자로는 처음 중국 이외 지역(태국)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12번 환자도 국외(일본)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지만, 그는 중국인 남성(48)이었다. 다만 16번 환자가 태국에서 감염돼 국내로 들어왔는지, 국내로 입국한 이후 감염됐는지에 대해서는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4일 기준 태국에서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19명으로 집계됐다.

정확한 감염 경로와 별개로 16번 환자의 이동 경로를 보면 현재 방역 조치에 의문이 제기된다. 우선 국가 간 방역체계와 관리도 허점을 드러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홍콩,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과 영상회의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에 대한 정보 교류를 하고 있다. 하지만 16번 환자는 국가 간 공조 체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의심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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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하고
브리핑하고 4일 정은경(오른쪽 첫 번째) 질병관리본부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 진단시약 1개 제품 긴급사용 승인 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세종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4일 브리핑에서 “우리와 태국은 신종 코로나 관련 접촉자가 있으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데, 16번 환자와 관련해서는 아직 통보받은 게 없다”면서 “오늘까지 태국에서 받은 관련 명단에는 16번 환자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앞서 우리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중국인 12번 환자를 중국에 통보했다. 보다 광범위한 명단 공유와 출입국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16번 환자가 귀국 이후 6일이 지난 시점에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출입국 검역 당시 무증상 환자였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16번 환자가 국내에 들어와 이상 증세를 느끼고 여러 중소병원을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돼 국내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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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광주시에 따르면 16번 확진자는 선별진료소가 설치되지 않은 광주의 중형병원(2차 의료기관)을 이용했다. 지난달 19일 태국 방콕과 파타야를 여행한 후 전남 무안공항으로 입국한 뒤 설날인 25일 오한과 발열 증상을 보였고 이틀 뒤 27일 광주21세기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중국을 다녀오지 않았고 과거 폐 기저질환이 있던 이 환자는 같은 날 전남대병원으로 전원됐으나,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없어 의심 환자로 분류되지 않고 엑스레이와 혈액검사만 받았다. 검사 결과도 정상으로 나와 기존의 질환인 폐렴약 등을 처방받았다. 그러나 다음날인 28일 다시 21세기병원을 찾아 입원했고, 증세가 악화하면서 지난 3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21세기병원은 선별진료소로 지정된 곳은 아니며 환자가 최초 방문할 당시 신종 코로나 의심 환자로 내원하지 않아 격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는 현재 전남대병원 국가지정 입원 치료 병상(음압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남편과 자녀 등 가족 4명은 현재까지 이상 증상은 없으며 자가 격리 중이다. 병원 측은 “이 환자가 1차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받은 뒤 2차 검사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을 지역보건소로부터 통보받고, 2차 검사 확진은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69명의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13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2991명 중 아직 국내에 체류 중인 750명을 전수조사하고 있으나, 내국인 30명과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연락이 안 되는 외국인 수는 지자체별로 취합 중이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02-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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