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근로자 백혈병 사망 또 산재 인정

삼성전자 반도체 근로자 백혈병 사망 또 산재 인정

입력 2013-10-19 00:00
수정 2013-10-1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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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제조공정 원인 가능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라고 인정했다. 법원은 2011년 고(故) 황유미씨 등 삼성전자 근로자 2명에 대해 백혈병과 반도체 제조공정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이승택)는 18일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5년간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김경미(당시 29세)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 처분취소에서 “삼성 공장에서의 작업환경이 백혈병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김씨는 1999년 4월 만 19세의 나이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2004년 2월 퇴사하기 전까지 기흥공장 2라인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했다. 김씨는 퇴사 4년 뒤인 2008년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다 이듬해 11월 2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김씨가 일했던 기흥공장 2라인은 가장 오래된 생산라인으로 이곳에서 사용된 화학물질에는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등 백혈병을 유발하는 인자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백혈병의 발병 경로가 의학적으로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화학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백혈병이 발생했다고 추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발암의심물질에의 노출 여부와 정도를 더 이상 규명할 수 없게 된 것은 근무 당시 사용된 화학물질 자료를 보존하지 않거나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삼성전자에도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3-10-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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