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조사 금지” “감찰권 회수”… 윤석열·조국 ‘檢개혁 주도권’ 신경전

“심야조사 금지” “감찰권 회수”… 윤석열·조국 ‘檢개혁 주도권’ 신경전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9-10-07 22:52
업데이트 2019-10-0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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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무시한 채 압박하던 관행 개혁차원
“당청 등 압박에 밀린 임시방편” 지적도

법무부, 감찰 강화해 檢통제 강화 강구
“내부 감찰은 제식구 감싸기” 비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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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7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7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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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심야조사 폐지’라는 선제 개혁안을 발표한 7일,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감찰권 회수’ 카드를 꺼내 들며 본격적인 검찰 옥죄기에 들어갔다.

검찰 개혁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신경전도 격화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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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출근을 위해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이날 국감에서는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적절성을 두고 여야 간 뜨거운 공방이 오갔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출근을 위해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이날 국감에서는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적절성을 두고 여야 간 뜨거운 공방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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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국민의 시각에서 법무부와 검찰의 현재를 살펴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법무부와 검찰은 그 조직 자체 또는 법조 카르텔을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검찰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잠시 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대검 간부회의에서 윤 총장은 “인권 보장을 최우선 가치에 두는 헌법 정신에 입각해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시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대 수장 모두 ‘국민의 시각’을 언급하면서 개혁 작업에 대한 당위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윤 총장의 발언 이후 대검 인권부는 ‘오후 9시 이후 심야조사를 원칙적으로 폐지한다’는 내용의 개혁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안 마련 지시 이후 세 번째 개혁안이다. 검찰이 심야조사를 피의자 압박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오후 9시 이후 조사 금지는 인권 보호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동시에 검찰 수사의 적정성을 담보할 이중·삼중 안전장치 없이 조사 시간만 줄여서는 인권 보장이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공개소환 전면 폐지에 이어 심야조사 폐지를 발표한 것은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과도하다고 비판해 온 청와대와 여당,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법령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총장 지시 형태로 시행하는 것이라면 ‘왜 이전에는 못 했느냐’는 비판이다.

검찰이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하자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잘못된 감찰 방식을 꼬집으며 감찰권 실질화 방안을 내놓았다. 개혁위는 ‘법무부 감찰규정’(훈령)에 규정된 검찰의 1차적 감찰권 조항을 삭제하라는 내용을 권고안에 담았다. 법무부가 감찰권을 사실상 포기하고 검찰에 셀프 감찰을 허용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반복되어 왔다고 본 것이다.

법무부의 감찰권 강화가 조 장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개혁위의 한 위원은 “가능성은 낮다”면서 “즉시 개정을 권고했지만 (검찰 감찰전담팀) 조직, 인력 배치에 최소 6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감찰권 행사가 현실화되면 검찰과의 전면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개혁위는 법무부의 감찰권 남용 방지를 위해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독립성 방안도 함께 권고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9-10-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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