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아시아드]홍석만 사태, 미흡한 대처도 한몫

[장애인아시아드]홍석만 사태, 미흡한 대처도 한몫

입력 2010-12-16 00:00
업데이트 2010-12-16 14:2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휠체어육상 간판스타 홍석만(35)이 장애 등급 상향조정을 받고 금메달을 놓친 데는 한국의 미흡한 선수관리와 대처도 원인이 됐다.

 홍석만은 지난 14일 열린 800m T53등급 결승에서 1분42초1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으나 등급분류 소청을 받고 장애 정도가 덜한 T54로 재분류됐다.
이미지 확대
2010 중국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한국 육상 대표선수인 홍석만이 16일 MPC(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잠시 말문을 잇지 못하고 있다. 홍 선수는 8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대회 조직위 측이 등급을 재조정, 금메달이 취소됐다. 연합뉴스
2010 중국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한국 육상 대표선수인 홍석만이 16일 MPC(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잠시 말문을 잇지 못하고 있다. 홍 선수는 8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대회 조직위 측이 등급을 재조정, 금메달이 취소됐다.
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육상 홍석만 선수의 금메달 박탈과 관련 16일 장춘배(가운데) 한국선수단장과 정현숙 부단장, 홍인규 팀닥터 등이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에 항의방문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육상 홍석만 선수의 금메달 박탈과 관련 16일 장춘배(가운데) 한국선수단장과 정현숙 부단장, 홍인규 팀닥터 등이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에 항의방문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애초 홍석만은 휠체어 육상 등급 분류에서 ‘복근이 없거나 낮은 척추의 기능을 가지고 있고 보통의 상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부여되는 T53에 속했다.

 주최 측에서는 “복근이 아예 없어야 한다”는 이유로 홍석만이 금메달을 딴 후 재심을 통해 T54 등급을 새로 부여했고,홍석만은 “복근은 있지만 제기능을 하지 못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등급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T54는 ‘부분적이거나 보통의 몸통 기능과 함께 보통의 상지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을 뜻한다.

 홍석만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53등급으로 뛰었지만,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인 1998년 방콕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 등에서는 54등급을 받은 적도 있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에서는 각 장애 등급에 대해 N(처음 분류),R(다시 분류),C(확정 분류)의 지위를 부여한다.홍석만은 C로 구분되어 대회 전에는 따로 분류를 받지 않고 예외적으로 소청을 받을 경우 재심을 받는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개최국 중국의 견제가 심하고 조직위원회에서 임의로 규칙을 바꾸는 등 변수가 속출하고 있다.

 대회 시작 전 분류위원회는 홍석만의 상태를 보고 “일단 53등급을 주고 다시 지켜보겠다”는 통보도 했다.

 그런 만큼 선수단을 관리하는 체육회에서는 중국이나 조직위원회 탓을 하기 전에 변수를 예상하고 스스로 이익을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국제대회에 계속 그 등급으로 나갔기 때문에 이번에도 괜찮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판단한 것이 이번 사태까지 이어졌다.

 게다가 경기가 벌어진 14일 밤 등급 상향조정이 이뤄졌음에도 한국 선수단과 체육회 모두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이미지 확대
16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남자 육상 200m 예선을 마친 홍석만이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남자 육상 200m 예선을 마친 홍석만이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날 언론에서 먼저 파악하고 문제를 제기한 뒤에야 체육회에서는 “정당한 등급으로 경기에 뛰었고 일본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라면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등급 상승이 확실해지자 이를 인정하고 “변경된 등급을 소급적용해 메달을 박탈할 수는 없다”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홍석만은 자신보다 장애 정도가 심한 선수들과 겨뤄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꼴이 됐다.

 경기 특성과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선수가 스스로 대비를 했어야 함은 물론이지만,대회 준비과정에서 세계적인 선수에 대한 관리를 엉성하게 한 체육회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언론을 통해 문제가 불거지자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항의 방문을 하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미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는 홍석만에 이어 2위를 했던 히로미치 준(일본)이 금메달리스트로 올라왔다.

 홍석만은 15일 400m T54에는 예선부터 참가하지 않았고,16일 200m 예선에는 54등급으로 출전했으나 강한 바람 때문에 레인을 벗어나 실격처리 됐다.이제 홍석만은 100m 경기만을 남겨뒀다.

 자신의 바람대로 내년 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등급을 다시 53등급으로 받더라도 광저우의 상처는 지울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