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이 반라 사진 강요”…미국프로풋볼 치어리더 폭로

“구단이 반라 사진 강요”…미국프로풋볼 치어리더 폭로

입력 2018-05-03 17:09
수정 2018-05-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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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워싱턴 치어리더 5명 증언 토대로 단독 보도

미국프로풋볼(NFL)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구단 치어리더들에게 팀 스폰서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반라의 차림으로 사진 촬영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NFL 워싱턴 레드스킨스 치어리더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NFL 워싱턴 레드스킨스 치어리더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NFL 워싱턴 구단은 2013년 달력 사진 촬영차 치어리더들을 코스타리카로 데려갔다.

그 여행에는 팀 스폰서와 홈구장인 페덱스 필드 스위트 박스 회원권 소지자들도 초대를 받았다. 전원 남성이었다.

이들은 36명의 치어리더가 보디 페인트를 칠하거나 상의를 벗은 상태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현장을 거리낌 없이 돌아다니면서 구경했다.

정작 달력에는 유니폼을 입은 사진이 실렸지만 치어리더들은 남성 스폰서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상의를 벗을 것을 강요당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치어리더 9명은 워싱턴 구단이 마련한 나이트클럽 행사에서 남성 스폰서들의 개인 파트너가 돼야 했다.

남성 스폰서들이 선택한 치어리더들은 동행할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듣고 울음을 터트렸다. 이들은 비록 성관계는 없었지만 마치 매춘부로 끌려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 치어리더는 NYT와 인터뷰에서 “일부 치어리더는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도 낯선 남성과 함께 외출하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하지만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이러한 일들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렇게 끌려간 여성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성폭행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너무 늦기 전에 NFL 팀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치어리더는 “우리 머리에 총을 겨누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했다”며 “우리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고, 그렇게 하라는 말만 했다”고 말했다.

NYT는 2013년 코스타리카 여행에 참가한 치어리더 5명을 인터뷰해서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NYT는 “워싱턴 구단은 코스타리카에 도착하자마자 치어리더들의 여권을 빼앗았다”며 “항공료와 식비, 숙박비를 제외하고는 다른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워싱턴 구단은 2012년에는 남성 스폰서들을 선상 파티에 초대했다고 한다.

갑판 위에서는 질퍽한 술판이 벌어졌고, 갑판 아래에서는 엉덩이춤 경연에서 승리한 치어리더들에게 남성 스폰서들이 상금을 건넸다고 NYT는 설명했다.

워싱턴 구단은 NYT에 보낸 답변서에서 “우리 구단의 치어리더 프로그램은 참여도와 프로페셔널리즘, 지역 서비스에서 NFL 최고 수준 중 하나”라며 “각각의 치어리더들은 계약상으로 안전하고 건설적인 근무 환경을 보장받는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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