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흥신 감독 “홈어드밴티지 때문에 졌다”

임흥신 감독 “홈어드밴티지 때문에 졌다”

입력 2012-08-02 00:00
업데이트 2012-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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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동점 상황에서 석연찮은 페널티코너 판정

임흥신 한국 여자 하키 대표팀 감독은 영국과의 2012 런던올림픽 조별 예선 2차전에서 3-5로 패한 뒤 잔뜩 격앙된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에 입장했다.

심판을 향해 영어로 거친 욕설을 쏟아낼 정도로 임 감독은 흥분해 있었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때문이다.

31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리버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개최국 영국과의 경기에서 한국은 1-3으로 뒤지던 후반 김다래(아산시청)와 박미현(KT)의 연속골로 동점에 성공했다.

여세를 몰아 역전을 노리던 후반 26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한국 진영의 서클 근처에서 서로 볼 다툼을 하던 중 한국의 천은비(KT)와 영국 선수의 스틱이 서로 맞부딪쳤는데, 심판이 곧바로 페널티 코너를 선언한 것이다.

페널티코너는 골대 14.63m 반경의 서클 내에서 수비수가 의도적인 반칙을 하거나, 공격 선수가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수비자가 서클 안에서 반칙했을 때, 또는 수비가 백라인 너머로 공을 의도적으로 보내는 경우에 주어지는 벌칙이다.

임 감독은 “(천)은비의 반칙은 분명히 서클 밖에서 이뤄졌는데, 왜 심판이 페널티 코너를 선언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예외는 있다. 수비수가 공격 선수를 다치게 할 정도로 과격하게 반칙을 저지르거나 고의성이 엿보이는 경우 서클 밖이라 하더라도 페널티 코너를 선언할 수 있다.

임 감독은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면서 “심판이 개최국 영국에 편파 판정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선수들은 심판의 페널티 코너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독 후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한국은 결국 3-3의 동점 상황에서 내준 페널티 코너에서 영국의 게오르기 트위그에게 통한의 역전골을 내줬다.

허탈하게 역전을 허용하면서 수비진의 집중력이 흔들린 한국은 1분 만에 또다시 골을 내주며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임 감독은 주장 이선옥(경주시청), 대니 케리 영국 감독, 헬렌 리차드슨 영국 주장이 함께 참석한 공동 기자회견 때까지도 분이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영국팀에 승리를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운을 뗐지만 이어진 말은 거칠었다.

그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경기였다”면서 “심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심판의 편파 판정 때문에 한국이 졌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통역을 맡은 한국인 자원봉사자가 수위를 조절해야 할 정도로 임 감독은 심판의 ‘편파 판정’을 강력하게 성토했지만, 영국 감독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케리 영국 감독은 “대답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는) 경기장 가장 높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경기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응수했다.

주장 이선옥은 “우리가 항의할 수 있을 때까지 해봤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심판이 계속 그렇게 항의하면 시간 지연으로 경고를 주겠다고 해 더는 어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올림픽 개최국이기 때문에 홈 어드밴티지가 작용할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서 “그런데 중요한 순간에 이런 판정이 나와서 너무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영국 기자들도 서클 밖에서 반칙이 이뤄졌는데, 왜 페널티 코너 판정이 나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이날 심판의 판정은 논란의 소지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이선옥은 “페널티 코너 판정은 심판의 재량권”이라며 “아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은 정석수비를 잘한다. 오늘 경기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오늘 패배는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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