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과 끈기로 따낸 소총銀 김종현

성실과 끈기로 따낸 소총銀 김종현

입력 2012-08-07 00:00
업데이트 2012-08-0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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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설움 딛고 20년만에 남자 소총 메달 계보 이어화약총 시작 3년만에 올림픽 은메달

’거짓 없이 성실하게.’

2012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사격 대표선수들이 제출한 선수 프로필에 김종현(27·창원시청)이 좌우명으로 적어낸 말이다.

6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 남자 50m 소총 3자세 은메달로 한국 소총의 오랜 메달 갈증을 풀어준 그가 걸어온 길도 ‘성실과 끈기’로 요약할 수 있다.

김종현은 에이스 한진섭(31·충남체육회)과 함께 한국 남자 소총의 새 전성기를 이끌어왔지만 어디까지나 ‘2인자’였다.

국내 대회에서도 선배 한진섭에 밀리는 경우가 많았고 국제대회에서도 개인전 메달은 올해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따낸 3자세 은메달 두개가 ‘유이’하다.

다만 단체전에서는 선배의 뒤를 든든하게 받치는 역할을 해와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적도 단체전이 대부분이다.

사격 스타일도 한진섭이 ‘모 아니면 도’인데 비해 김종현은 기록은 조금 부족해도 기복이 없이 꾸준한 편이다. 평소 모난 데 없이 은근하고 꾸준한 성격 그대로다.

김종현은 이런 성실함과 끈기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한계단씩 밟아 올라왔고 마침내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소중한 은메달로 한국 소총의 오랜 메달 갈증을 풀어냈다.

김종현이 사격에 입문한 것은 각화중 1학년 때인 1998년이다.

당시 소문난 개구쟁이였던 김종현에게 집중력을 길러주려고 학교 체육교사가 사격을 권한 것이 그의 운명을 바꿨다.

김종현은 곧 사격의 매력에 빠졌고 광주고 2학년 때인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대회에 출전했다.

김종현의 기량이 급성장한 것은 2009년부터다.

그해 7월 실업단 전국대회 10m 공기소총에서 결선 한국신기록(703.1점) 우승하고 9월에는 열린 경찰청장기 전국대회 일반부 10m 공기소총에서 1위를 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며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때까지 10m 공기소총이 주종목이던 김종현은 대표팀에서 에이스 한진섭(31·충남체육회)과 함께 호흡을 맞추기 위해 50m 3자세 종목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0년 한화회장배 전국대회 50m 소총 3자세에서 결선 한국신기록(1천282점)을 냈고 뮌헨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진섭, 김학만(36·국군체육부대)과 함께 50m 소총 복사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다.

같은해 11월 열린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간 김종현은 50m 소총 복사 단체전 금메달과 50m 소총 3자세 단체 금메달, 개인 은메달, 10m 공기소총 동메달 등 네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이때의 경험으로 자신감을 얻은 김종현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배인 한진섭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열린 한화회장배 전국대회에서 3자세 개인·단체 2관왕을 시작으로 6월 경찰청장기 대회에서는 복사와 3자세 개인·단체 우승을 모두 휩쓸었다.

뒤이어 열린 실업단대회에서도 공기권총 개인전 1위를 시작으로 복사, 3자세 개인·단체 금메달을 모두 따내 5관왕에 오르는 등 무르익은 기량을 뽐냈고 올해 초 열린 올림픽 대표선발전도 무난히 통과했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1월 아시아선수권에서 복사 단체 금메달과 3자세 개인전 은메달을 따내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4월 프레올림픽으로 열린 런던 월드컵에서는 출전종목 모두 본선에서 탈락했다.

올림픽 전 마지막 국제대회인 뮌헨 월드컵에서도 3자세에서 4위를 했을 뿐 나머지 종목에서는 모두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는 함께 출전한 소총 사수들 중 유일하게 시상대 위에 오르며 큰 무대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결선에서는 매서운 승부사 기질을 보였지만 평소 대표팀에서는 둥글둥글한 성격과 유머감각으로 선후배 선수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고등학교 때부터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고 있어 체력이 쉽게 떨어지는데도 훈련하면서 “아파서 훈련 못하겠다”는 말 한번 해보지 않은 악바리이기도 하다.

◇김종현 프로필

▲출생=1985년 7월21일 광주

▲체격=키 171㎝, 몸무게 75㎏

▲출신교=두암초-각화중-광주체고-동국대

▲현소속=창원시청

▲사격입문=각화중 1학년 때인 1998년 체육선생님 권유로.

▲라이벌=대표팀 선배인 한진섭.

▲좌우명=거짓없이 성실하게.

▲선수로서 목표=그랜드 슬램을 이룬 뒤 은퇴 후 지도자.

’사격’하면 김종현이란 이름을 사람들이 떠올리게 하는 것.

▲별명=스폰지밥. 표정이 다양해서.

▲국가대표 경력= 2009년 10월 첫 태극마크

▲국제사격연맹(ISSF) 랭킹= 50m 소총 3자세 11위, 10m 공기소총 28위

▲주요기록

-2009 실업단전국대회 10m 공기소총 결선 한국신(703.1점)

-2010 한화회장배 전국대회 50m 소총 3자세 결선 한국신(1천282점)

▲주요 국제대회 경력

-2009 홍콩 동아시아대회 공기소총 4위

-2010 독일 뮌헨 세계선수권대회 50m 소총 복사 단체 은(한국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50m 소총 복사 단체 금, 50m 소총 3자세 단체 금, 개인 은, 10m 공기소총 동

-2011 호주 시드니 월드컵 50m 소총 3자세 8위

-2011 한국 창원 월드컵 10m 공기소총 6위

-2012 카타르 도하 아시아선수권 50m 소총 3자세 개인 은, 50m 소총 복사 단체 금

-2012 영국 런던 월드컵(프레올림픽) 10m 공기소총 37위, 50m 소총 3자세 41위

-2012 독일 뮌헨 월드컵 10m 공기소총 13위, 50m 소총 3자세 4위

-2012 런던올림픽 50m 소총 3자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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