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율 0.469…19경기 만에 4출루 경기만 2번
미국 프로야구(MLB)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외야수 김현수(28)를 영입한 건 그의 출루 능력을 높게 샀기 때문이다.김현수(오른쪽)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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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내부에서는 낮은 출루율이 문제라고 판단했고, 김현수에게 2년 700만 달러(약 80억7천300만원)를 안겨주며 영입했다.
김현수에게 주목한 건 KBO 통산 출루율 0.406이다.
문제는 김현수가 출루 능력을 보여줄 기회 자체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즌 초 완전히 외면받았던 김현수는 간헐적인 기회를 살려 5월 말부터는 주전 좌익수로 출전을 늘려간다.
2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전은 김현수의 출루 능력을 엿볼 좋은 기회였다.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5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세 번째 3안타 경기이자 두 번째 4출루 경기, 그리고 첫 번째 2득점을 올리면서 테이블세터 역할을 제대로 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볼티모어 현지 팬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김현수는 기계다”라고 말할 정도로 김현수는 정밀한 타격을 보여줬다.
1회말 첫 타석은 조 켈리의 빠른 직구를 잡아당겨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었고, 2회말에는 보스턴이 내야수들을 1루 방향으로 옮기는 ‘수비 시프트’를 걸자 워닝 트랙까지 타구를 보내 2루타를 만들었다.
이제까지 철저하게 오른손 투수만 상대했던 김현수는 3말 왼손 투수 토미 레인으로부터 볼넷을 골랐고, 7회말에는 클레이 벅홀츠의 커브를 때려 다시 시프트를 무너뜨리며 안타를 만들었다.
주목할 부분은 김현수의 출루율이다.
이날 경기로 김현수는 타율 0.382, 출루율 0.469, OPS 0.978을 기록하게 됐다.
김현수의 출루율 0.469는 메이저리그에서 5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1위다.
김현수는 모두 55번의 타석에서 안타 21개(2루타 4개, 홈런 1개), 볼넷 8개를 얻었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에서는 벤 조브리스트(시카고 컵스)가 출루율 0.439로 1위다.
물론 출전이 늘어가면 출루율은 내려갈 가능성이 크지만, 김현수는 안타뿐만 아니라 볼넷까지 얻을 수 있는 타자라는 점에서 성적 유지에 유리하다.
이제는 김현수도 상대 팀에게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고, 집중 견제를 받다 보면 타격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때 볼넷을 골라 출루할 수만 있다면 빠른 슬럼프 탈출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타격 기계’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현수는, 이제 미국에서 ‘출루 기계’로 변신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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