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사과문 발송…축구인·팬 상처 치유할까

기성용 사과문 발송…축구인·팬 상처 치유할까

입력 2013-07-06 00:00
업데이트 2013-07-06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축구인들 “기회를 주자”…팬들 “마지막 기대마저 무너졌다”

한국 축구와 사령탑을 조롱한 국가대표 출신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용서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 축구의 명예를 훼손해 축구인들에게 상처를 입힌 데다가 축구팬들을 적지 않게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5일 에이전트를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비밀 페이스북’을 지인들과 직접 사용했다고 시인했다.

실제로 기성용이 그렇게 저급한 행동을 할 리가 없을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는 이와 함께 무너졌다.

그는 한국 축구 대표팀을 실업축구 같다고 헐뜯고 사령탑에게 ‘그러다 다친다’ 따위의 하대식 조롱을 일삼았다.

기성용은 논란을 일으킨 페이스북은 지인들과 점유한 사적인 공간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동료나 축구 선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전혀 거리낌 없이 저버렸다는 점 때문에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기성용은 탁월한 재능 덕분에 축구인들로부터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라도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용수 프로축구 FC서울 감독은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

최 감독은 “혈기가 넘치는 나이에는 실수할 수도 있다”며 “이런 사태를 통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우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강희호에서 활동한 한 선수단 관계자는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더 얘기하는 것은 치부를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린 선수는 실수도 하는 법”이라며 “축구인들은 이미 상처를 받을 만큼 받았으니 사태를 부각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축구인인 부친까지도 대한축구협회를 방문해 고개를 숙인 까닭에 축구계에서는 사태가 일단락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준급 플레이에 매료돼 열성적 응원을 아끼지 않은 축구 팬들에게 기성용이 안긴 실망은 별개의 문제로 비친다.

기성용은 페이스북 게시물이나 암호를 노출해 언론의 추측성 보도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리더의 자격을 운운하는 식으로 대표팀 감독을 모독하고 일개 선수임에도 자신이 원하는 차기 감독의 이니셜을 사진에 띄우는 오만을 저질렀다.

기성용이 유도한 추측성 보도는 대표팀 감독이나 동료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기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성용은 논란이 일 때마다 추측성 보도는 자신의 뜻이 아니라 언론의 허위보도라며 발을 뺐다.

결과적으로 기성용은 자신의 기량 때문에 쏟아지는 관심을 이용해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축구팬이나 국민을 농락한 셈이다.

인터넷 반응을 고려하면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축구팬들의 성난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너무 늦었다’, ‘성의있는 사과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동안 해온 일을 볼 때 사과를 해도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라는 실망이 현재까지는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