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號, 크로아티아에 1-2 석패 ‘설욕 실패’

홍명보號, 크로아티아에 1-2 석패 ‘설욕 실패’

입력 2013-09-11 00:00
수정 2013-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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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후반 인저리 타임 득점으로 ‘영패 탈출’

홍명보호(號)가 1.5군 전력으로 나선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세계랭킹 8위)와 7개월 만에 치른 리턴 매치에서 헤딩으로만 2골을 내주며 완패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19분 도마고이 비다(다이나모 키예프)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25분 니콜라 칼리니치(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에게 헤딩 결승골을 허용한 뒤 후반 추가 시간에 이근호(상주)가 헤딩으로 추격골을 넣었지만 끝내 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월 영국 런던에서 치른 크로아티아 평가전에서 0-4로 패한 뒤 7개월 만에 다시 맞붙었지만 크로아티아의 수비벽을 뚫지 못한 채 2실점하며 또다시 무너졌다.

이번 패배로 홍명보호는 6일 아이티 평가전에서 맞본 마수걸이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출범 이후 여섯 경기에서 1승3무2패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번 달에 예정된 A매치 일정을 모두 마친 홍명보호는 10월 12일 브라질(20시·서울월드컵경기장), 15일 말리(20시·천안종합운동장)와 잇달아 평가전을 펼친다.

1.5군의 전력으로 나섰지만 세계랭킹 8위 크로아티아의 벽은 높았다.

조동건(수원)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김보경(카디프시티)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배치한 한국은 좌우 날개에 포진한 손흥민(레버쿠젠)-이청용(볼턴) 조합의 위협적인 돌파를 앞세워 크로아티아 골문을 위협했다.

아이티전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던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은 박종우(부산)와 함께 더블 볼란테를 맡아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고,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김영권(광저우), 곽태휘(알 샤밥), 이용(울산)이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 나섰다.

이에 맞서는 크로아티아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마리오 만주키치(뮌헨) 등 핵심 전력이 빠진 가운데 이반 페리시치(볼프스부르크), 니콜라 칼리니치, 에두아르두(도네츠크)를 공격 3인방으로 앞세워 공세를 펼쳤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최전방 공격진과 수비진이 20m 내외로 빽빽하게 밀집한 크로아티아의 ‘콤팩트 축구’에 패스의 활로를 만들지 못해 고전해야 했다.

크로아티아의 강한 압박에 막힌 한국은 미드필더로부터 패스 전개가 여의치 않자 수비진에서 최전방의 조동건을 향한 단조로운 로빙 패스를 연발하며 답답한 공격을 펼쳤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중원 압박으로 볼을 가로챈 뒤 빠르고 낮은 대각선 패스로 한국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5분 에두아르도가 구자철로부터 볼을 빼앗은 뒤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칼리니치에게 볼을 내줬고, 칼리니치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한 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20분에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이반 라키티치(세비야)가 차올린 볼을 공격에 가담한 오른쪽 풀백 다리오 스르나(도네츠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한 게 한국 골대 왼쪽을 스치듯 벗어났다.

그러나 한국은 최전방 공격수인 조동건이 상대의 투톱에 완전히 차단당하며 이렇다 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침내 첫 기회는 전반 21분 찾아왔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이청용이 내준 패스를 김보경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슈팅한 게 골키퍼 선방에 막혀 득점 기회를 놓쳤다. 전반 31분에도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코너킥 상황에서 볼을 머리에 맞혔지만 크로스바를 훌쩍 넘었다.

기회 뒤에 위기도 찾아왔다.

한국의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크로아티아는 전반 34분 라키티치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을 한 게 정성룡의 몸을 날린 선방에 막혔다. 크로아티아는 흘러나온 볼을 칼리니치가 재차 슈팅했고, 이 역시 정성룡이 자리에 주저앉으며 막아냈다.

전반을 무득점-무실점으로 막은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조동건을 빼고 한국영(쇼난)을 투입하면서 구자철을 최전방 공격수로 이동하는 ‘구자철 시프트’를 단행했다. 구자철은 김보경과 전방 공격을 나눠 맡으며 ‘제로톱 전술’을 보여줬다.

한국은 후반 1분 만에 손흥민이 왼쪽 측면을 타고 단독 드리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 2명을 무력화한 뒤 반대쪽 골대를 보고 오른발 슈팅을 시도한 게 골키퍼 손끝에 걸리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1분 뒤에는 김영권이 박종우가 올린 코너킥을 골대 정면에서 강하게 헤딩 슈팅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15분 이청용이 후방에서 높게 날아온 볼을 재치 있게 잡아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쇄도하는 순간 마지막 터치가 길면서 황급히 뛰어나온 골키퍼에게 볼을 빼앗겼다.

한국의 상승세는 후반 19분 크로아티아에 결승골을 내주며 급격하게 추락했다.

한국의 공세를 막아낸 크로아티아는 후반 19분 미드필드 지역 왼쪽에서 라키티치가 찬 프리킥을 레온 벤코(리에카)가 헤딩으로 떨어뜨리자 비다가 골지역 왼쪽에서 헤딩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크로아티아는 공세를 이어갔고, 후반 25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칼리니치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역시 헤딩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내며 한국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홍 감독은 후반 32분 구자철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했고, K리그 챌린지(2부) 득점 선두인 이근호는 사령탑의 기대를 골로 화답했다.

이근호는 후반 추가 시간에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이용의 크로스를 골대 정면에서 강한 헤딩 슈팅으로 크로아티아의 골 그물을 흔들어 홍명보호를 ‘영패’에서 구해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전반에 미드필더 공간을 많이 내주고 어려움을 겪었지만 후반에는 상대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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