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점프 ‘아름다운 비행은 계속된다’

스키점프 ‘아름다운 비행은 계속된다’

입력 2010-02-22 00:00
업데이트 2010-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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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으로 알게 모르게 선수들이 심리적 압박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이게 우리 실력의 전부가 아닌데...안타깝습니다”

 노멀힐(K-95) 최종 라운드 진출 실패에 이어진 라지힐(K-125) 결선 2차 라운드 진출 좌절.

 눈물에 젖은 빵을 먹으며 ‘아름다운 비상’에 도전했던 스키점프 대표팀이 쓸쓸한 성적표를 받아쥔 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무대를 끝냈다.

 스키점프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휘슬러 올림픽 파크에서 치러진 대회 라지힐 결선 1차 시기에서 김현기와 최흥철(이상 하이원)은 각각 42위와 49위에 그쳐 2차 시기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키점프 대표팀은 팬들의 큰 관심 속에 지난 13일 노멀힐 개인전 예선을 치렀고,기분 좋게 결선 1라운드까지 진출했지만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최종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의욕적으로 나선 라지힐 역시 최종 결선 진출의 길은 멀기만 했고,하위권의 성적만 남긴 채 아쉽게 대회를 끝냈다.

 모든 경기가 끝나자 허탈감에 빠진 김흥수 대표팀 감독의 입에선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김 감독은 “속이 뒤집어질 것 같습니다.정말 선수들 모두 열심히 땀도 많이 흘리고 준비했습니다.이게 전부가 아닌데...”라며 아쉬운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사실 스키점프 월드컵이 올림픽보다 더 큰 무대입니다.월드컵에서 9위를 했던 선수들인데 자칫 ‘과도하게 포장된 팀’이라는 비난을 들을까 걱정됩니다”라며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 이후에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기사에 악성댓글까지 달린 것을 보면 억울한 심정도 듭니다”라고 토로했다.

 한동안 ‘비인기 종목’의 굴레에서 신음하다 지난해 ‘국가대표’라는 영화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듯했던 스키점프 대표팀은 갑작스런 인기가 쏟아졌을 뿐 내실있는 도움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장비를 돌봐줄 전문 요원이 없는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도 직접 스키에 왁싱을 하느라 연습 라운드를 마치고 몸을 풀 사이도 없이 서둘러 경기에 나서는 최악의 상황에서 대회를 치러야만 했다.

 김흥수 감독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는 기술적으로도 떨어졌고,무엇보다 영화 때문에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라며 “감독부터 마음이 편해야 하는데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나 스스로 대회를 즐기지 못했죠”라고 허탈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특히 “인적 자원이 너무 부족한 것도 원인입니다.한 명이라도 컨디션이 나쁘면 다른 선수가 대신해 줘야 하는데 선수가 고작 4명 뿐이라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라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특히 “선수들까지도 ‘우리 팀이 이렇게 어두운 분위기에 있는 게 처음이다’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 망치로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라며 “우리 스키점프 대표팀은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한국으로 돌아가서 서로 모여 맥주 한 잔씩 딱 마시고 다시 시작할 겁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끈끈한 정으로 뭉친 스키점프 대표팀은 비록 아쉬움 속에 ‘밴쿠버 비행’을 끝냈지만 다시 손을 털고 일어나기로 했다.

 23일 귀국하면 잠시 휴식을 취하고 3월 초부터 시작하는 월드컵 시리즈와 월드컵 파이널에 대비한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엄청난 부담 속에 아쉬운 성적으로 마감했지만 그들의 ‘아름다운 비행’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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