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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세 브라질 여성 “제 가슴 속에는 젊은 선수의 심장이”

67세 브라질 여성 “제 가슴 속에는 젊은 선수의 심장이”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9-28 08:15
업데이트 2017-09-2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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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가슴 속에는 젊은 선수의 심장이 뛰고 있어요.”

브라질의 67세 할머니 이보네트 발타사르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린 3㎞ 펀 런 대회 출발선에 서서 이렇게 털어놓았다고 영국 BBC가 27일 전했다. 그녀가 입은 티셔츠에는 붉은 하트 모양 안에 ‘이식된 심장을 갖고 있어요’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지난해 8월 심장을 이식한 발타사르는 수술 후 처음 실제로 몸을 움직여 거리를 누비게 된 이날 뛰지 않고 꾸준히 걷기로 했다. 그녀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손주들과 껴안으며 기쁨을 나눈 뒤 곧바로 독일 카누 선수 스테판 헨제를 떠올렸다.

그녀는 “그의 어머니를 만나 안아주고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네요. 난 그쪽에서 온가족이 엉엉 울 것이란 것을 알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둘다 여기 있어요.그리고 내겐 금메달이나 마찬가지예요”라고 말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카누 슬라롬 2인승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헨제는 지난해 8월 코치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차 리우를 찾았다. 당시 35세이던 헨제는 사흘 뒤 다른 코치와 함께 택시를 타고 가다 올림픽 파크 근처 콘크리트벽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 평소 장기 기증을 약속했던 헨제의 장기들은 가족의 동의를 받아 여러 사람에게 이식됐다. 기증 심장을 기다리는 명단의 맨 윗줄에 발타사르가 있어서 이식받았다.

발타사르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이 심장을 이식받지 않았으면 뛸 수조차 없었을 겁니다”라며 “이번 레이스는 내게나 그에게나 하나의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이보네트 발타사르가 24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린 3km 펀 런 대회에 심장 이식 후 처음 거리에 나서 손주와 함께 출발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AFP 연합뉴스
이보네트 발타사르가 24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린 3km 펀 런 대회에 심장 이식 후 처음 거리에 나서 손주와 함께 출발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AFP 연합뉴스
생전의 스테판 헨제(오른쪽)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카누 슬라롬 C2(2인승) 은메달을 마르쿠스 베커와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AFP 자료사진
생전의 스테판 헨제(오른쪽)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카누 슬라롬 C2(2인승) 은메달을 마르쿠스 베커와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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