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노인 안전’ 초비상… 노인 사망자 속출

폭염 속 ‘노인 안전’ 초비상… 노인 사망자 속출

입력 2012-08-02 00:00
업데이트 2012-08-0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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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독거노인 4천명에 쿨매트·선풍기 긴급지원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무더위에 취약한 노인들의 안전 문제가 긴급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이번달을 폭염 대비 노인 건강 특별점검 기간으로 정해 민간기업과 함께 독거노인에게 냉방용품을 지급하고 돌보미와 사회복지공무원들의 방문 점검을 늘리는 한편 낮 시간 어르신들의 야외 활동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긴장하는 것은 올해 폭염 사망자 수가 이미 작년 여름 전체 수준을 넘어설만큼 무더위가 기록적인 데다 통계상 60대이상 남성이 폭염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폭염 주의보·특보시 방문·전화로 독거노인 건강상태 확인 = 정부는 신한금융지주(2억원), 도로공사(5천만원) 등의 후원을 받아 2일 전국 쪽방촌 거주 노인 1천555명과 독거 노인 2천400여명에게 각각 쿨매트와 선풍기를 전달했다.

냉방용품과 함께 손건익 복지부 차관이 직접 서울 성북구의 독거노인 거주지를 방문, 현장 상황을 챙겼다.

앞서 지난달에도 복지부는 기업들의 후원을 통해 폭염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열악한 환경의 독거노인 1만여명에게 선풍기(5천대), 대나무 돗자리(5천개), 영양제(1천200개) 등을 지원한 바 있다.

1일에는 질병관리본부가 기후변화건강포럼, 환경운동연합, 의료진 등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소재 독거노인들의 집을 찾아 실내온도와 건강상태 등을 점검한 뒤 온열질환 등의 예방법을 알려주고 온습도계와 물, 이온음료, 부채 등을 전달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이달말까지 독거노인 등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에 대한 특별 점검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우선 현재 전국 시군구에 설치된 248개 ‘노인돌봄 기본서비스’ 수행기관에 폭염 주의보나 특보가 발령되면 15만명의 독거노인 집에 5천485명의 도우미들이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를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또 독거노인들이 좁은 집에서 나와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을 개방해줄 것을 관련 협회에 요청했다.

독거 노인은 아니더라도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등 역시 열악한 환경에 놓인 노인들의 경우,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수시로 노인 거주지를 방문해 환경을 살피고 폭염 피해 대비 주의 사항과 행동 요령을 자세히 설명하도록 지방자치단체들에 협조 공문도 내려보냈다.

특히 폭염 사망 사고가 잦은 농어촌 지역에서는 폭염 특보가 내려지면 이·통·반장, 마을 방송 등을 활용해 폭염 피해가 가장 많은 오후 1~5시 사이 농사일 등 야외활동 자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권고할 계획이다.

◇올해 2개월 폭염 사망자 7명, 작년 전체 6명..사망자 대부분 논·밭·비닐하우스에서 = 이처럼 정부가 노인층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이들의 건강 상태가 무더위 등 날씨에 따라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데다 올해 폭염이 심하기 때문이다.

전국 458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이뤄진 ‘폭염 건강피해 표본감시’ 결과 올해 들어 지금까지 모두 7명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었다. 특히 전국적으로 폭염 특보가 발효된 최근 7일(7월25일~31일)에만 무려 4명이 무더위로 사망했다.

아직 8월초임에도 지난해 여름 폭염 감시 기간(7월1일~9월3일) 중 전체 사망자 수(6명)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올해 6~7월 2개월간 열사·일사병 등 온열질환자 수(410명)도 벌써 작년 7~9월 3개월동안 환자 수(443명)의 93%에 육박하고 있다.

성별로는 410명 온열질환자 가운데 남성이 297명으로 여성(113명)의 2.5배를 웃돌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이상 고령층이 130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78명)와 40대(69명)가 뒤를 이었다. ‘60대이상 남성’이 폭염에 가장 취약한 셈이다.

7명 사망자의 연령도 50세 남성 한 명을 빼고는 모두 60세이상(68~86세)이었다. 지난해도 무더위로 목숨을 잃은 6명 가운데 5명이 82~91세의 고령층이었다. 나머지 1명은 실외작업장에서 일하던 37세 남성이었다.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난 장소의 대부분(410명 환자 중 341명)은 실외작업장(109명), 논·밭(62명), 길(65명), 주거지 주변(39명), 운동장·공원(35명), 강가·산·해변(23명) 등 건물이나 집 밖이었다. 남성 환자가 많은 이유도 실외작업장에서의 발병 사례가 흔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망자 7명 가운데 무려 5명이 논·밭(3명), 비닐하우스(2명) 등 농촌에서 야외 작업 과정에서 숨진 사실도 주목할 부분이다. 작년 역시 사망 사건 6건 가운데 5건의 발생 장소가 논·밭(4명) 또는 비닐하우스(1명)였다.

온열질환이 나타나는 시간대는 주로 오후 3~6시(121명), 정오~오후 3시(115명)로 조사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농어촌 지역에서 뜨거운 낮시간에 외출을 삼가하라고 마을 방송 등을 통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논·밭에서 계속 일하는 어르신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현장 점검을 늘리고 예방 수칙과 주의 사항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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