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만납시다” 행장들 “고민되네”

문재인 “만납시다” 행장들 “고민되네”

입력 2012-11-16 00:00
업데이트 2012-11-1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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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현안 이야기 나누려”…확대해석 경계 - “줄서기로 오해될라”…뿌리치기도 난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시중은행장들이 1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만난다. 이 때문에 행장들의 고민이 깊다. 자칫 ‘줄서기’로 비춰져 정치적으로 오해를 사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그렇다고 유력 대선 후보가 만나자는데 뿌리치기도 어렵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 후보와 은행장 회동은 문 후보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에 격식 없는 간담회를 제안했다. 10여명의 행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주제는 ▲서민금융 지원 확대 방안 ▲중소기업 지원 확대 방안 ▲가계부채 ▲은행의 사회적 기여 확대 방안 등 크게 네 가지다.

●오늘 간담회 10여명 참석할 듯

문 후보 측은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나 가계부채 등 여러 금융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것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유력 대선 주자가 현직 행장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행장들은 대선이 불과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부 행장들은 홍보팀 등을 불러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미리 ‘도상훈련’을 해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유력 대선주자가 부르는데 안 가기가 쉽지 않다.”면서 “지주 회장이 아닌 은행장을 부른 것을 보면 비교적 정치 성향이 덜한 행장들에게 솔직하고 가감 없이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려는 취지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관계자는 “(문 후보가) 서민 지원 쪽에 다양한 공약을 내놓은 만큼 우리 경제의 핵심뇌관인 가계부채 문제를 주로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정치적 해석 여부를 떠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행측 “금융당국 어떻게 해석할까 부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아직 참석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한 은행의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어떻게 해석할지 몰라 부담스럽다.”고 털어놓았다.

문 후보가 서민금융 및 중소기업 지원 확대 방안을 구체적으로 요청해 올 경우 어떻게 반응할지도 난감한 문제다.

현 정부의 금융정책이나 방침에 어긋나면 뭐라고 답할 것이며, 설사 방향이 어긋나지 않더라도 즉석에서 맞장구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고민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2-11-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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