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앞두고 행장 공백 안돼…조직수습에 최선”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23일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고, 민영화가 완료되면 임기와 관계없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이 행장은 이날 오후 회추위가 이 행장을 내정자로 발표한 뒤 이런 의지를 공식적으로 피력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10일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인터뷰에서도 같은 취지로 언급했다.
이 행장은 “내가 행장을 그만두게 되면 행장을 뽑기 위한 공백 기간이 생긴다”며 “민영화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은행장이 중요한 시기에 공백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회장과 행장을 겸임했던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 시절 고위험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본 게 ‘제동장치 없는 권한 집중 탓 아니냐’는 지적에 “민영화를 위해 (겸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회장 취임 이후 “민영화를 앞두고 흔들릴 수 있는 조직을 추스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영화는 우리금융에 매우 화급한 사안”이라고 민영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 행장은 민영화가 완료되면 우리금융 회장직은 물론 우리은행장 자리에서도 미련없이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내부 출신으로서 (합병 등에 반대할) 노조와의 관계를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회추위 관계자는 “민영화 과정에서 불거질 회장의 중도 퇴임이나 노조와의 갈등 등을 고려해 회장 후보를 공모할 때부터 내부 출신에 좀 더 비중을 뒀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외부 출신의 회장이 취임하면 ‘자리 욕심’에 정부의 민영화 추진에 훼방을 놓거나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려고 버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행장은 최근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무난하게 통과, 차기 회장에 낙점됐으며 회추위는 이날 이 행장을 회장 내정자로 확정하고 우리금융 이사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오는 24일 회의를 열어 이 행장의 회장 선임에 대한 안건을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임시 주총은 이로부터 3주일 뒤인 다음 달 14일 열린다. 그는 말단 행원으로 시작해 은행장과 지주사 회장을 두루 맡은 첫 사례가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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