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부품 파문…원전수출에도 ‘악영향’ 우려

엉터리 부품 파문…원전수출에도 ‘악영향’ 우려

입력 2013-05-28 00:00
수정 2013-05-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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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수출 원전 2호기 착공식 날 ‘찬물’

원자로 6기의 가동 중단·연기를 일으킨 위조 시험성적서 파문이 원전 수출에 악영향을 줄지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 1·2·3·4호기와 신월성 1·2호기 등 가동 중이거나 운영 준비 중인 원전에 성적서를 위조한 엉터리 부품이 사용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현장에서 UAE 2호기의 착공식에 참가한 날이다.

국내에서는 원전의 부실 관리가 극명하게 확인된 날인데 밖에서 원전의 순조로운 건설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는 것이다.

밀양 송전탑 공사를 둘러싼 분쟁으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장을 뒤고 하고 윤 장관과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국외 출장을 떠난 것은 원전 수출이 숙원 사업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엉터리 시험성적서 파문은 원전 수출국의 위상에 사실상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평가된다.

조작에 연루된 신고리 3·4호기는 UAE에 수출한 원전과 같은 APR 1400 모델이기 때문이다.

김균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브리핑에서 “UAE에는 국산이 아닌 외국산 케이블이 들어간다”며 “UAE 수출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원안위는 신고리 3·4호기에 대해 “추가조사 후 안전성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는 시험 조건과 결과가 모두 조작됐다는 의미이고 신고리 3·4호기는 테스트 조건을 오차 범위를 넘었는데 결과는 통과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시험 조건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봐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신고리 3·4호기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UAE 원전과 같은 모델인 신고리 3·4호기도 위조 성적서 때문에 가동 중단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앞서 변준연 한전 부사장이 신고리 원전을 모델로 삼아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 수출계약을 했기 때문에 신고리 3호기가 2015년에 상업운전을 못 할 경우 0.25%의 지체보상금을 UAE 측에 내야 한다고 말해 긴장 국면을 조성했다.

일부 밀양주민과 시민단체는 원전 수출을 위해서 송전탑 공사를 강행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국은 UAE와의 원전 계약에는 비밀 유지 조항이 있는데 변 부사장의 발언이 여기 저촉될 수 있다며 당혹스러워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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