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년만에 외평채 10억弗 발행 추진

정부, 4년만에 외평채 10억弗 발행 추진

입력 2013-09-04 00:00
수정 2013-09-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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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년 만에 외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돌입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미국 달러화 표시 외평채 10년물에 대한 발행개시를 발표했다. 발행 예정 규모는 10억 달러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과장은 “아시아 시장에서 발행 절차를 개시해 투자자 주문을 모집하고 있다”며 “오늘 중 런던·뉴욕시장에서 발행절차를 진행해 뉴욕 장이 마감한 5일 오전 2~3시께 최종 가산금리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외평채는 환율 안정을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부 채권의 수익률을 보여주며, 국가 신인도가 개선될수록 낮아진다.

이번에 외평채를 발행하면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4월 30억 달러 이후 4년 만에 발행하는 것이다.

예산으로 규정하는 외화 외평채 발행한도는 2009년 60억 달러까지 높였다가 2010년 20억 달러, 2011년부터는 해마다 10억 달러로 잡았지만 2010~2012년에는 발행하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초 외평채 발행을 위해 주간사 선정 작업 등을 벌였지만 북한이 핵위협을 강화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해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자 발행을 미뤄왔다.

이번 외평채 발행 절차 착수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동남아시아 일부 신흥국이 위기 조짐을 보이는 데 비해 한국은 차별화돼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최희남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이번 발행은 지난 6월 1일 만기가 도래한 채권의 상환을 위한 차환 성격”이라며 “이번 외평채 발행 이후 추가 발행은 없다”고 말했다.

윤태식 과장은 “최근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양호했고 신흥국 위기설도 일부 완화돼 시장 상황이 괜찮다고 봤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미국이 오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양적완화 축소를 검토하려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외평채를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 과장은 “유동성 때문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FOMC 회의 이후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며, 민간에서 한국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벤치마크 역할을 할 필요가 있어 현 시점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의 발표 직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 정부가 발행을 추진 중인 외평채의 장기 신용등급을 ‘A+’로 제시했다.

S&P는 이날 보고서에서 한국정부의 신용등급이 국가의 우호적인 정책환경과 건전한 재정상태, 전반적으로 양호한 순 대외부채 수준 등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AA-’와 등급 전망 ‘안정적’을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외평채 발행 주관사는 씨티그룹, 도이치뱅크, 골드만삭스, HSBC, 산업은행, 우리투자증권 등 6개 기관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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