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인류기원 40만년 앞당겨
아프리카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앞선 280만년 전의 초기 인류 화석이 발견됐다. 또 ‘사람’(homo)이라는 이름이 처음 붙여진 ‘도구만드는 인간’ 호모 하빌리스의 두개골이 복원돼 초기 인류 진화에 대한 새로운 단서가 드러나고 있다.미국 애리조나주립대(ASU) 등 국제공동 연구진은 5일 ‘사이언스’에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2년전 발견된 아래턱뼈 화석(LD 350-1)이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이른 호모(homo) 속(屬) 인류의 화석보다 40만년 앞선 280만년 전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2년 전 아프리카 아파르 지역에서 치아 5개 붙어 있는 상태로 발견된 왼쪽 아래턱뼈 화석인 LD 350-1은 연대측정 결과 280만∼275만년 전 것으로 분석돼 현재까지 알려진 것중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의 직계조상이 발견된 셈이다.
이 시기는 인류 진화 연구에서 인류의 최고 공동 조상으로 400만년 전 출현한 것으로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와 ‘사람’ 명칭이 처음 붙은 호모 하빌리스가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230만년 전 사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기간이다.
LD 350-1이 발견된 지역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화석으로 유명한 ‘루시’(Lucy)가 발견된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애리조나조립대 윌리엄 킴블 교수는 LD 350-1은 마지막 ‘루시’의 동족 화석이 발견된 시기와 20만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이 화석의 주인공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 이어 등장한 첫 인류 조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화석의 주인공이 초기 호모 속에 속했던 인류인지 아니면 새로운 종인지는 알 수 없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와 영국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이날 ‘네이처’에서 턱뼈, 치아 등 일부만 남아 있는 호모 하빌리스의 화석(OH7)으로 두개골을 복원한 결과, 알려진 것보다 아래턱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훨씬 비슷하고 두개골 용량은 호모 에렉투스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OH7’ 화석은 영국 인류학자 루이스 리키가 1964년 탄자니아 올두바이 협곡의 180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한 것으로 리키 박사는 이 화석의 주인공을 ‘도구를 만드는 인간’이라는 의미인 ‘호모 하빌리스’로 이름을 붙여줬다.
그러나 OH7 그러나 아래턱뼈와 두개골 윗부분 조각, 손뼈 일부 등만 남아 있어 50년이 지나도록 전체적인 모습은 물론 얼굴형태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막스플랑크 진화인류인류학연구소의 프레드 스프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컴퓨터 단층촬영(CT)과 첨단 3D 영상기술을 이용해 OH7 조각들을 디지털화하고 각 부분을 해체해 재조합하는 방법으로 호모 하빌리스의 전체 두개골 모습을 복원해냈다.
복원된 호모 하빌리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좁고 긴 아래턱은 지금까지 가까운 관계로 인식돼온 호모 에렉투스보다 오히려 인류 최고 조상으로 알려진 ‘루시’(Lucy)로 유명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와 훨씬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뇌 크기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커서 호모 에렉투스와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초기 호모(Homo) 종들이 턱 형태에서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210만∼160만년 전 인간속(Genus Homo 屬) 안에 호모 하빌리스와 호모 에렉투스, 호모 루돌펜시스 등 3종의 조상 인류가 공존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또 복원된 두개골이 에티오피아에서 위턱뼈 부분이 발견된 230만년 전 인류 화석으로 지금까지 호모 하빌리스의 조상으로 추정돼온 ‘AL 661-1’과 매우 유사하다며 두 화석의 주인공이 230만 년 전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공동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각각 진화돼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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