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할당안 나오자 이동통신사 각자 속셈에 ‘반발’

주파수 할당안 나오자 이동통신사 각자 속셈에 ‘반발’

입력 2013-06-20 00:00
업데이트 2013-06-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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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광대역화 시기·지역 제한 부당”LGU+ “새로운 안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역차별”SKT “사실상 KT에 1.8㎓ 인접대역 특혜 주겠다는 것”

미래창조과학부가 20일 내놓은 주파수 할당안에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KT는 미래부가 광대역 서비스 개시 시기와 지역을 제한한 것에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으며 LG유플러스는 미래부가 새로운 안으로 제시한 ‘제5안’이 오히려 자사를 역차별한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역시 “5안은 사실상 자사를 경매에서 배제하는 것인데다 광대역 서비스 개시 시점과 지역을 제한한다고 해도 생색내기 수준”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래부는 이날 경기도 과천 청사에서 기존 3개안 외에 2개안을 추가하는 주파수 할당안 5개를 발표했다.

업계는 이 중 미래부가 새로 제시한 안 중 하나인 5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5안은 1.8㎓ 대역을 Ca(20㎒), Cb(15㎒), D(15㎒) 등 3개로 나눠 3사 모두 참여하는 경매에 부치되 KT와 SK텔레콤은 3개 블록 중 연속한 2개 블록을 낙찰받을 수 없도록 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경우 KT는 기존 주파수 대역(20㎒)과 인접한 D 블록을 놀려 35㎒폭의 주파수를 확보해 광대역화를 노릴 것으로 보이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 대역 주파수의 효용이 적은 만큼 경매에 뛰어들 수도 그렇다고 손 놓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된다.

미래부는 다만 어떤 이통사라도 1.8㎓ 광대역화가 가능해지면 서비스 개시 시기를 내년 일정 시점 이후로 늦추고 지역별로도 차례대로 적용할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미래부가 이날 새로 제시한 또 다른 안인 4안은 1.8㎓ KT 인접 대역에 대해 KT를 배제하는 1안과 KT를 참여시키는 3안을 모두 시행해 입찰가가 높은 쪽을 선택하는 방안이다.

미래부는 이동통신3사 모두를 고려해 새롭게 5안을 제시했지만 이동통신3사는 이 안에 대해 각각 다른 이유로 ‘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KT는 “미래부가 서비스 개시 시기와 지역을 제한한 것은 농어촌 지역이나 시군 지역에서 거주하는 이용자를 차별하는 것”이라며 “이들 지역의 국민은 같은 단말 가격과 통신 요금을 내고도 부당한 차별을 받게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주파수 할당에서 서비스 시기와 커버리지를 제한하는 곳은 없다”며 “주파수의 품질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경쟁제한 조건은 위법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KT는 “LTE어드밴스트(A)의 핵심기술인 주파수집적(CA) 서비스 출시 시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광대역 서비스만 시기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CA가 광대역 LTE와 같은 서비스인 만큼 공정경쟁을 위해서는 타사가 CA 서비스를 제공하면 시기·지역을 제한한 할당조건을 해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는 4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파수 할당 대역까지 시장에 맡기는 무책임하고 소신없는 방안”이라며 “경매 과열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데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담합 가능성도 높다”고 의견을 밝혔다.

LG유플러스는 KT를 입찰에서 배제하는 기존의 1안과 2안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뜻을 밝혔지만 새로 제시된 5안을 비롯한 다른 3가지 안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견해를 명확히 했다.

LG유플러스는 “5안의 경우 LG유플러스의 입장을 배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KT에게 인접대역을 할당해 특혜를 주려는 것”이라며 “1.8㎓ 대역에서 LG유플러스만 2개 연속된 블록을 낙찰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담기는 했지만, 오히려 경매 대금이 출발부터 KT보다 2배 이상 들어가도록 하는 역차별적인 안”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사는 Ca블록과 Cb블록 혹은 Cb블록과 D블록을 어렵게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주파수 비용에 망 설치 비용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해야 하고 광대역화까지도 시간도 2년 이상 걸리는 만큼 이 대역 주파수의 효용이 낮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반발은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거세다. 5안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D블록을 확보한다고 해도 인접 대역이 아닌 까닭에 사실상 쓸모없는 주파수에 돈만 쓰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안은 사실상 SK텔레콤을 주파수 할당에서 배제하고 KT에 1.8㎓ 대역 주파수를 주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5안이 시행된다면 이 회사 입장에서는 단지 KT의 광대역화를 막으려고 천문학적인 경매 비용을 들여서까지 D대역 경매에 나서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KT가 D대역을 확보하면 인접 대역의 LTE망을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쉽게 광대역화를 할 수 있는 만큼 KT에 7조원 정도의 특혜가 주어진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미래부가 광대역화의 시기와 지역을 제한한 것에 대해서도 “KT에 인접 대역이 주어지는 순간 시장 왜곡과 불공정 경쟁 심화라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미래부가 제시한 부가 조건은 이 같은 불공정 경쟁을 해결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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