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對이란 팜오일 수출 중단
핵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제재 영향으로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이란과의 원자재 교역을 중단하거나 줄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이란의 동맹국 가운데 하나인 중국이 오는 3월부터 이란산 철광석의 수입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무역업자들이 8일 전했다.
중국 무역업자들은 대(對) 이란 제재에 따라 철광석 운송과 대금 지급이 어려워지면서 다음 달부터는 이란산 철광석의 수입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는 이란 정부의 돈줄을 조이려는 서방의 의도가 점차 효과를 나타내는 신호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은 자국 내에서 영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제재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한 중국 무역업자는 미국이 중국 업체가 이란에 지급하는 대금을 추적하기는 매우 쉬울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이란의 일부 수출업체들이 앞으로는 대금을 받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화물 수송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중국에 대한 최대 원유 수출국이자 5번째 철광석 수출국으로, 지난해 이란이 중국에 수출한 철광석은 1천700만t에 이른다.
앞서 중국은 원유 가격과 지급방식을 놓고 이란과 합의를 이루지 못해 1월과 2월에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줄였으며 다음 달에도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작년 동기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한편, 말레이시아에서는 팜오일 수출업자들이 지난해 말부터 이란에 대한 팜오일 수출을 중단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제2의 팜오일 생산국으로, 이란 내 팜오일 수요량의 절반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한 무역업자는 “대부분의 업체가 지난해 말부터 이란에 대한 수출을 중단했다”며 “대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고 팜오일 운송업체들도 정치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란에 화물을 보내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란의 팜오일 수입업자들은 무슬림의 형제애를 발휘해 달라며 말레이시아 업체들에 팜오일 수출을 계속 요청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누구도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또 다른 수출업자는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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