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전부·軍, 베이징 안가서 왕리쥔 조사
최근 상관인 보시라이(薄熙來) 중국 충칭시 당 서기와 갈등 속에 미국 망명을 기도한 것으로 알려진 왕리쥔(王立軍) 충칭 부시장이 미 총영사관에 보 서기의 치부가 담긴 콤팩트디스크(CD)를 맡겼다는 주장이 나왔다.미국에 서버를 둔 중문 사이트 보쉰닷컴(Boxun.com·博迅)은 16일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위취안루(玉泉路)의 고급 안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왕리쥔이 “미국 총영사관에 들어가 사전에 만들어 놓은 CD를 맡겼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왕 부시장이 맡긴 CD에는 보 서기의 각종 비리 혐의와 관련된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보 서기와 관련된 각종 비리를 주장하는 내용이 미국의 수중에 들어갔다면 향후 이 자료의 처리 방향을 놓고 미중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왕 부시장은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아닌 국가안전부(한국의 국가정보원 해당)와 인민해방군 총참모2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쉰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왕 부시장은 국가안전부와 군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미 총영사관에 들어가게 된 경위와 총영사관 안에서 있었던 일의 전말을 소상히 토로했다.
왕 부시장은 충칭시 공안국장 시절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내부의 보 서기 추종 인사들이 포진해 실시간으로 정보 보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기율검사위원회를 전혀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쉰닷컴은 분석했다.
한편 16일에도 보 서기와 관련된 보도가 하루씩 지연되는 현상이 이어졌다.
충칭시 공산당 위원회 기관지인 충칭일보(重慶日報)는 16일자 1면에서 보 서기가 지난 14일 영국 측 투자 인사들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충칭일보는 ‘왕리쥔 사건’이 불거진 이후 계속 보 서기의 동정을 다음날이 아닌 이틀 뒤에 싣고 있다.
이를 두고 중국 안팎에서는 보 서기와 관련한 모든 보도가 중앙 선전 당국의 검열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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