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들 ‘고난의 행군’ 강요 美노인 법정에

손자들 ‘고난의 행군’ 강요 美노인 법정에

입력 2012-02-16 00:00
수정 2012-02-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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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식없이 뙤약볕 아래 하이킹 “강하게 키우려 했던 것”

최근 ‘타이거 맘’ 등 자녀를 엄하게 훈육하는 교육법이 논란이 된 미국에서 이번엔 손자들을 강하게 키운다며 한여름에 물·음식도 없이 그랜드 캐니언에서 몇 마일씩 걷도록 한 할아버지가 아동학대 혐의로 법정에 섰다.

미국 연방법원은 15일(현지시간)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크리스토퍼 앨런 칼슨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칼슨은 지난해 8월 15일과 28일, 40도가 넘는 더위에 8세, 9세, 12세의 어린 손자들에게 그랜드 캐니언에서 7.5마일(12km), 19마일(30.5km)씩 하이킹을 하도록 시키면서 음식과 물을 주지 않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들은 칼슨이 하이킹 당일 음식을 주지 않고 물도 마시지 못하게 했으며 앞서 먹은 음식마저 토하도록 했다고 진술했다.

또 반복적으로 때리고, 밀치고, 목을 졸랐으며 쇠붙이가 붙어 있는 부츠를 신은 채 발로 걷어찼다고 말했다.

특히 칼슨은 한 손자를 길 가장자리로 걷게 하고는 아이가 경련을 일으키며 넘어지자 아이의 목을 잡고 바닥에 내동댕이쳤다는 것이 아이들의 설명이다.

두 번째 하이킹 당시 이들 일행을 목격한 공원 관리원도 칼슨이 큰 손자를 거칠게 밀치고 셔츠로 때렸다고 증언했다.

공원 관리인들은 발견 당시 한 아이는 열사병 증상을 보였으며, 나머지 두 아이도 열피로 현상과 탈수증 증상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칼슨은 손자들이 과체중이어서 그랜드 캐니언에서 걷도록 하는 것이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수사관들에게 “손자들을 매우 사랑하지만 세상은 거칠기 때문에 손자들도 강인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자들의 어머니는 지난해 한 법정 심리에서 아이들이 여름 동안 칼슨과 여행을 떠났지만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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