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 언론인 31명 학살사건 3번째 증인도 피살

比 언론인 31명 학살사건 3번째 증인도 피살

입력 2012-06-01 00:00
수정 2012-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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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토막난 시신 발견”..국제인권단체 증인 신변보호 촉구

언론인 31명 등 모두 57명이 피살된 2009년 필리핀 마긴다나오섬 학살사건의 3번째 증인이 최근 잔혹하게 살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에 피살된 에스마일 아밀 에녹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론인이 희생된 마긴다나오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7월 법정에 출두,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등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쥔 핵심 증인이었다.

필리핀 검찰은 31일 경찰 자료를 인용, 에녹이 시신이 토막 난 상태로 발견됐다면서 아직 살해 혐의자들을 체포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마닐라에서 관련사건의 재판이 시작된 이래 피살된 증인은 모두 3명으로 늘어났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지금까지 당시 사건과 관련한 재판에 모두 20여명이 증언에 나서 용의자 103명에 대해 진술했다.

당국은 특히 에녹이 지난 3월에 살해됐음에도 최근에서야 이를 인지했다고 시인해 증인들의 신변 보호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에녹은 작년 7월 법정 증언에서 이 지역에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암파투안 가문의 수장이자 핵심 용의자인 안달 암파투안 주변인물의 집에서 무장한 36명을 직접 차량에 태워 외진 마을로 갔다고 진술, 사건 해결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이들 무장세력은 이곳에서 근거리 사격으로 경쟁 정치인들과 반대 언론인 등 모두 57명을 살해했다.

에녹의 증언으로 범인들이 시신과 차량 일부까지 매장, 증거 인멸을 시도한 사실도 속속 드러나는 등 용의자들이 행적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그의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에녹은 그러나 당국이 마련한 신변보호 프로그램을 거부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증인보호 프로그램에 따른 생활이 쉽지 않고 가족과도 떨어져 살기 싫다며 당국의 신변보호 제의를 거부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필리핀 검찰은 증인들과 그 가족들이 끊임없이 살해 협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 용의자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말라며 뇌물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필리핀 정부에 사건 증인들의 신변보호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촉구했다.

HRW는 이날 성명에서 “에녹의 피살사건에서 보듯 이번 사건의 증인들이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범인들이 증인을 1명씩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끔찍하다”며 증인들의 철저한 신변 보호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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