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장성택 투자유치에 ‘찬물끼얹기’ 보도

中매체, 장성택 투자유치에 ‘찬물끼얹기’ 보도

입력 2012-08-17 00:00
업데이트 2012-08-1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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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서 거액 손실 입은 시양집단 사례 뒤늦게 보도

북한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 나진ㆍ선봉(나선)지역과 황금평 지역 활성화를 위한 공동개발을 논의하는 가운데 중국 매체들이 북한에 투자했다가 거액의 손실을 본 중국 시양(西洋)집단의 사연을 보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뉴스 포털 대하망(大河網)을 비롯한 매체들은 16일과 17일에 걸쳐 북한에 2억4천만 위안(425억5천만 원 상당)을 투자했다가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채 쫓겨난 시양집단의 투자실패 사례를 기사화했다.

앞서 랴오닝(遼寧)성에 본사를 둔 시양집단은 지난 2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朴)와 인터넷 포털 게시판 등에 북한투자 전말을 소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당시에는 잠잠하던 중국 매체들이 장성택 방중으로 나선 및 황금평 지역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뒤늦게 시양집단의 실패 사례를 소개하며 북한투자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시양집단은 2006년 10월 북한의 영봉(嶺峰)회사와 공동으로 옹진철광에서 철광석을 채취해 철 함유량을 높이는 선광 공장인 양펑(洋峰)합영회사를 세웠다. 시양집단은 자금을 대고, 북한의 영봉회사는 토지와 광산을 현물 출자해 각각 75%, 25%로 지분을 나눴다.

하지만 북한측이 철광석 채취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인 2008년 갑작스럽게 자원세를 25% 올렸으며 2011년 4월부터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자 2011년 9월 북중 근로자 동일임금, 오·폐수 배출 금지 등 16개 항의 새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거듭된 일방적인 요구를 거부하자 북한측은 계약 취소를 통보하고 2012년부터 단수, 단전, 통신차단 조치와 더불어 중국인 직원의 외출도 금지했다.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이 나서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였으나 허사였다. 결국 시양집단은 북한의 영봉회사로부터 3천124만 달러(약 353억6천만 원)의 보상금을 받기로 하고 철수했으나 현재까지 한 푼도 받지 못했으며 북한은 시양집단이 북한으로 들어와 협상하는 것도 거부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이 사례를 소개하면서 외국의 투자보호를 위한 북한의 법과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며 정책위험도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의 투자환경이 개선되더라도 다시는 북한투자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시양집단 관계자의 말도 전했다.

중국 매체들이 장성택의 나선 및 황금평 투자유치 활동에 찬물을 끼얹는 기사를 내보낸 것은 북한에 대해 중국투자를 유치하고 싶으면 일방적인 계약파기 등의 잘못된 관행부터 해결하고 국제적 규범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투자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 중국기업들이 나선 및 북중 황금평 개발합의에 대해 너무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것을 피하고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들은 또 17일 중국의 야타이(亞泰)집단이 나선에 시멘트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북한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로 주가가 내려갔다는 소식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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