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방중, 北 변화로 이어질까

장성택 방중, 北 변화로 이어질까

입력 2012-08-17 00:00
업데이트 2012-08-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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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조치 탄력받을 듯…대외관계 개선도 적극적

북한 김정은 체제의 실권자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이 앞으로 북한의 변화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방문에서 장 부위원장은 황금평·위화도 및 나선 특구 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킴으로써 특구 사업이 본격적인 실행단계에 들어가도록 했고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만나 변함없는 북중 관계를 재확인했다.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장 부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중국 측의 정치적, 경제적 후원을 확인함에 따라 앞으로 더욱 자신 있는 모습으로 대내외 문제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경제개혁조치 본격화하나 =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6월28일 ‘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 체제 확립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경제방침을 제시했으며 이후 북한 당국은 경제 각 분야에서 시장 요소의 확대를 골자로 하는 경제조치를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도 16일 “우리 조국 땅 위에 펼쳐지는 위대한 변혁”이라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조치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2002년 7·1조치와 2009년 화폐개혁에서 보듯이 공급능력을 확보하지 않은 경제조치는 늘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동반했고 오히려 주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역할을 했다.

경제조치에 앞선 외부로부터의 자원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개혁 성공의 관건임을 재확인한 셈이다.

따라서 장 부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과 이를 통한 경제협력 기반 구축은 북한이 더욱 적극적으로 경제적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2일 김 제1위원장은 방북 중이던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경제를 발전시키고 생활수준을 증진해 주민이 행복하고 문명적인 생활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당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러한 언급 자체가 중국의 측면지원을 염두에 둔 것인 만큼 앞으로 주민생활 개선을 위한 개혁조치가 힘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김정은 방중 이뤄지나 = 장 부위원장의 방중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도 곧 뒤따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체제를 이끄는 장 부위원장의 방중으로 현안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한 만큼 정치적으로 마침표를 찍는 형식의 김 제1위원장의 방문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측의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김 제1위원장의 방중이 곧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후진타오 주석에서 후계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으로의 권력승계가 오는 10월 열릴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이뤄진다. 권력 승계뿐 아니라 차기지도부 구성까지 고려하면 올 연말까지는 김 제1위원장의 방중 자체가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일러야 내년 초에나 방중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올해 하반기에 북한은 유훈 통치기간이라는 점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외국 방문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고 중국 측은 정치일정 때문에 외빈을 맞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초에 김 제1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고 내년 가을쯤 중국의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 부주석이 방북하는 일정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공세적 외교관계에 나설 듯 = 장 부위원장이 혈맹인 중국의 협력 약속을 받아냄에 따라 김정은 체제의 국제무대 진출이 빨라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 6자회담 과정에서의 중재 등 북한 외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들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최근 외교 무대를 향한 북한의 발걸음은 매우 분주하다.

지난 9∼10일 베이징에서 열린 적십자회담을 거쳐 북한은 오는 29일 일본과 당국간 회담을 4년 만에 재개할 예정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북한에 남아있던 일본인의 유골문제를 논의하지만 일본 측은 납치자 문제에 대한 논의도 희망하고 있어 앞으로 북일 당국간 회담이 본격적인 단계에 접어들 가능성도 커 보인다.

미국과도 뉴욕 채널을 가동하면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는 북한의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이 전(前) 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 등과 ‘트랙2’ 성격의 접촉을 가졌다.

여기에다 오는 9월 상순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리는 만큼 북한이 최근 구소련에 진 110억 달러(약 12조원)의 채무 가운데 90% 정도를 러시아가 탕감해 주기로 한 합의를 바탕으로 러시아와 관계에도 적극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내부적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승계를 마무리하고 장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도 마무리한 만큼 대외관계 개선의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은 당면한 경제난 해결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국제사회와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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