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오바마 바나나’ 인종차별 트윗 논란

러시아서 ‘오바마 바나나’ 인종차별 트윗 논란

입력 2013-09-15 00:00
수정 2013-09-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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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피겨영웅’ 의원 이리나 로드니나 계정 추정

러시아 유명 정치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인종차별적으로 조롱하는 사진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에 도는 이 사진은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여사에게 누군가가 바나나를 들이미는 모습을 담고 있다. 바나나는 러시아 등지에서 ‘백인을 따라 하려는 유색인종’이라는 비하적 뜻이 있다.  연합뉴스
인터넷에 도는 이 사진은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여사에게 누군가가 바나나를 들이미는 모습을 담고 있다. 바나나는 러시아 등지에서 ‘백인을 따라 하려는 유색인종’이라는 비하적 뜻이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리나 로드니나(64·여) 하원의원의 이름을 내건 트위터 계정(@IRodnina)이 최근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여사에게 누군가가 바나나를 들이미는 합성사진을 게재해 물의를 빚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나나는 겉이 노랗고 속은 흰 특성 때문에 러시아 등지에서 ‘백인을 따라 하는 유색인종’이라는 비하적 의미를 담고 있다.

리아노보스티는 이 트위터 계정이 실제 로드니나의 소유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독자(팔로워)가 2만명에 육박하는데다 과거 글(트윗)의 내용을 볼 때 그의 계정일 개연성이 크다고 전했다.

보수 여당 소속인 로드니나는 1970∼1980년대 세 차례 올림픽 금메달을 딴 ‘피겨 스케이팅 영웅’으로 명성을 떨치다 2011년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 사진 게재에는 인종비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언론인인 티혼 자드코는 트위터에 “로드니나가 인종차별주의자의 본색을 숨기지 않았다”고 성토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일간지 부편집장인 아이데르 무즈다바에프도 블로그에서 “핵심은 로드니나가 이 문제를 일으켰고 이를 전혀 반성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트위터 계정은 논란이 커지자 사진을 삭제했지만 이후 트윗에서 “발언의 자유는 발언의 자유다. 당신(비난자) 콤플렉스는 당신이 알아서 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 하원 윤리위원회 위원인 얀 젤린스키는 현지 라디오 방송에서 “그녀는 오바마 대통령이 바나나를 좋아했다고 봤다. 그게 무슨 대수인가?”라고 반문하며 로드니나를 두둔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직접 로드니나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주모스크바 미국 대사관은 이와 관련한 성명을 내면서 “심한 편견은 무지의 질환이자 병든 정신의 증세다. 교육과 자유로운 토론이 약이다”라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인용했다고 WSJ는 전했다.

러시아에서 인종차별은 고질적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작년 3월 러시아 축구관중은 콩고 출신의 흑인 수비수에게 바나나를 던지며 조롱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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