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발리 공항 폐쇄 장기화 우려에 ‘발동동’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최고봉인 아궁 화산이 사흘째 분화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 발이 묶인 여행객들이 항공 운항이 재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은 기자회견을 통해 열대성 저기압 ‘쯤빠까’의 영향으로 앞으로 2~4일간 발리섬에 북동풍이 불어 섬 전역에 화산재가 퍼질 것이라고 밝혀 공항 폐쇄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리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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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트리뷴 발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공항당국은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의 운영 중단 조치가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간)까지로 재차 연장되면서 이착륙편 430편의 운항이 추가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발리에 발이 묶이거나, 발리 진입 및 경유에 어려움을 겪게 된 승객의 수는 5만7천792명으로 집계됐다.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은 지난 27일 오전부터 만 사흘째 폐쇄돼 있다.
운영 중단 첫날인 지난 27일에는 445편이, 28일에는 443편의 운항이 취소돼 각각 5만9천여명과 5만9천500여명이 피해를 봤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발리 국제공항 폐쇄로 인한 피해 규모는 이미 17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여겨진다.
응우라라이 공항의 아리에 아사눌로힘 대변인은 “오전 5시 30분 기준으로 공항에서 검출되는 화산재는 매우 옅은 수준이지만, 상공은 짙은 화산재로 덮여 있다”면서 “6시간마다 운영 재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발리 섬 동북부에 있는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은 지난 25일부터 본격적인 분화 단계에 들어가 상공 2만5천 피트(7천620m)까지 화산재 섞인 연기를 뿜어올리고 있다.
1963년 마지막 대규모 분화 당시 아궁 화산은 10억t 이상의 분출물을 뿜어냈으며, 이로 인해 주변 주민 1천10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지난 27일 아궁 화산의 화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위험’으로 높이고 분화구 반경 8∼10㎞ 이내 주민에게 전원 대피를 지시했다.
해당 구역에는 22개 마을에 약 10만명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종교상 이유나 가축을 보살펴야 한다는 등 이유 때문에 현재까지 대피를 완료한 인원은 약 4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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