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아내 유해 찾아오던 날, 복권 긁었는데 20만 달러 당첨

자살한 아내 유해 찾아오던 날, 복권 긁었는데 20만 달러 당첨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0-19 15:51
수정 2020-10-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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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둘째 주 아내 페이지를 잃고 그녀의 유해를 화장장에서 찾아오던 날 스크래치 복권을 긁어 20만 달러에 당첨된 미국 켄터키주에 사는 브라이언 마시. 브라이언 마시 제공 미국 폭스19 채널 홈페이지 캡처
이달 둘째 주 아내 페이지를 잃고 그녀의 유해를 화장장에서 찾아오던 날 스크래치 복권을 긁어 20만 달러에 당첨된 미국 켄터키주에 사는 브라이언 마시.
브라이언 마시 제공
미국 폭스19 채널 홈페이지 캡처
미국 켄터키주 북부 엘스미어에 사는 브라이언 마시는 약물 남용과 오랫동안 싸운 아내 페이지를 이달 둘째 주에 잃었다. 마시는 아내의 약물 습관을 끊으려고 노력했지만 소용 없었다. 아내는 극단을 선택하고 말았다. 네 자녀를 데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막막하기만 했다.

그녀의 유해를 화장장에서 찾아오던 날, 그는 오하이오주에 더욱 가까운 에를랑거란 마을의 잡화점에 들러 긁으면 당첨 여부를 곧바로 알 수 있는 스크래치 복권을 한 장에 10달러씩 사서 몇 장 긁어보았다. 평소에는 복권 사는 데 그만큼 많은 돈을 쓰지 않았지만 그날따라 10달러짜리 복권을 구입했다.

그 중 한 장이 당첨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무래도 당첨된 것 같지 않아 가게를 나왔다. 하지만 뭔가 찜찜해 다시 가게에 들어가 점원에게 꼼꼼히 따져 달라고 했더니 점원은 해당 점포에서 지급할 수 없는 당첨금을 손에 쥐게 됐다고 알려줬다. 가게 안의 폐쇄회로 TV 화면을 보면 점포 안의 스캐너가 20만 달러(약 2억 2850만원)란 당첨금 액수를 알려주자 마시가 손을 쥐고 흔들며 포효하는 모습이 찍혀 있다. 블루그래스 블로아웃 복권에 당첨돼 세금을 제한 뒤 14만 2000 달러(약 1억 6229만원) 수표가 그의 손에 쥐어졌다.

마시는 18일(현지시간) 폭스19 채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돈은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내 장례 비용을 충당하고 내 빚도 좀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권 회사 관계자들에게 참으로 이상한 시기에 당첨됐다며 아내가 자신과 함께 당첨의 기쁨을 못 누린 것이 애석하다고 말했다. 마시는 “인생이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한다. 난 간신히 올라타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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