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마시고 러닝했는데 ‘췌장암’ 충격…‘이것’ 때문이었다

술 안마시고 러닝했는데 ‘췌장암’ 충격…‘이것’ 때문이었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5-01-14 06:21
수정 2025-01-1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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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덮친 ‘침묵의 암’ 위험신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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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동호회를 참여할 정도로 활동적이었던 엠마킹은 췌장암을 뒤늦게 발견해 사망했다. 건강할 때 엠마 킹의 모습과 투병 중인 모습. 더 선 홈페이지 캡처
러닝 동호회를 참여할 정도로 활동적이었던 엠마킹은 췌장암을 뒤늦게 발견해 사망했다. 건강할 때 엠마 킹의 모습과 투병 중인 모습. 더 선 홈페이지 캡처


‘침묵의 살인자’ 췌장암이 건강한 생활을 하던 40대들을 위협하고 있다.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됐다가 뒤늦게 발견된 사례부터,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발병한 사례까지, 전문가들은 생활습관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영국에서는 한 40대 여성이 2년간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된 췌장암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 등에 따르면 러닝 동호회에서 활발히 활동할 만큼 건강했던 엠마 킹(43)은 40세이던 2017년부터 소화불량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더부룩한 느낌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지만 의료진은 “단순 배탈” 또는 “밀가루 민감증”이라는 진단만 내렸다.

급격한 체중 감소로 재차 병원을 찾았으나, 추가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2년 후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받은 CT 촬영에서 킹은 비로소 췌장암 진단을 받았으나, 이미 간으로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즉각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2021년 가족들 곁에서 눈을 감았다.

킹의 언니 헤일리 펜폴드는 “동생은 이것이 단순 소화불량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마라톤 참가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췌장암 연구를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한 건축가가 평소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음에도 췌장암 진단을 받은 사례가 공개됐다. 베트남 매체 베트남넷에 따르면 40대인 이 남성은 복부 통증과 식욕부진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 2기 판정을 받았다.

담당 의사와의 상담에서 그는 “늘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했고, 밤새는 작업을 많이 했다”면서 “커피믹스와 탄산음료를 자주 마셨지만 그래도 술은 안 마셨다”고 털어놨다. 이에 의사는 “하루에 여러 번씩 수년간 탄산음료와 커피믹스를 마신 것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한 연구에 따르면 탄산음료나 설탕이 든 커피, 잼 등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경우 췌장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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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증상. 서울신문 그래픽 DB.
췌장암 증상. 서울신문 그래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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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암 ‘췌장암’ 픽사베이.
죽음의 암 ‘췌장암’ 픽사베이.


‘침묵의 암’이라 불리는 췌장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진단이 어렵다. 환자의 90%가 겪는 복통도 일반적인 소화불량과 구별이 쉽지 않다. 가장 흔한 증상은 명치 통증이며, 암이 진행되면서 허리 통증이 동반된다.

특히 당뇨병은 췌장암의 중요한 징후로 꼽힌다.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당이 많은 탄산음료와 설탕이 든 커피를 자주 마시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췌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이외에도 췌장암의 주요 위험요인으로는 흡연, 음주, 비만, 만성 췌장염, 가족성 췌장암 등이 있다. 발견 시점에는 이미 5년 생존율이 5% 미만인 경우가 많아 예방이 중요하다.

의료계는 원인 모를 소화불량이나 급격한 체중 감소, 갑작스러운 당뇨병 발생 시 정밀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아직 뚜렷한 예방법은 없지만, 일상생활에서 위험 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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