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부대 장비노출 질책…이전의 칭찬행보와 대조
중국에 특사를 파견한 전후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행보가 한껏 분주해졌다. 특히 현지지도에서 ‘채찍’을 드는 일이 잦아졌다.조선중앙방송은 27일 “김 제1위원장이 해군 제291군부대를 찾아 바닷가에 무질서하게 정박해 있는 해군 함정을 목격하고 ‘적들이 항시적으로 우리 군사대상물을 탐지하려고 하는데 맞게 군부대가 장비하고 있는 전투기술 기재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싸움 준비에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군인들이 생활하는 병영을 적합한 곳에 정하지 못했다”면서 “싸움의 견지에서 모든 것을 대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동안 북한 매체들은 최고지도자의 군부대 방문을 보도할 때 군부대 시설과 병사들의 훈련에 만족감을 표시했다는 내용을 주로 전해왔다. 반면, 이번에는 질책이 보도의 절반을 차지했다. 심지어 김 제1위원장은 “얼마 전 시찰한 인민군 제405군부대가 생각난다”며 칭찬했던 다른 부대와 비교하기도 했다.
일종의 ‘군기 잡기’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는 지난 7일에도 김 제1위원장이 군대가 건설 중인 ‘미림 승마구락부’ 건설현장을 찾아 자신이 보낸 외국 승마학교 자료를 전혀 참고하지 않았다며 “지시한 설계안과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 놓았다”고 지적했다고 전한 바 있다.
현장의 잘못을 그때그때 지적함으로써 간부들의 정신 무장을 새롭게 하고 주민들에게 ‘김 제1위원장이 국정을 직접 챙긴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여론조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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