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조기 집권·경쟁자 제거로 체제 안정 자신감

金, 조기 집권·경쟁자 제거로 체제 안정 자신감

이주원 기자
입력 2019-02-25 22:38
업데이트 2019-02-26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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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대장정·일정 공개 등 ‘파격’ 왜

유학 경험… ‘정상국가 지도자’ 욕구 커
평양 공백은 최룡해·김영남 등 메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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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특별열차, 中 창사역서 중간 정비
김정은 특별열차, 中 창사역서 중간 정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하기 위해 중국을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종단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별열차가 25일 중국 후난성 창사역에 정차한 모습(원 안). 웨이보 등에는 전용열차가 30여분간 정차하면서 기관차 등을 점검하는 등 중간정비를 한 것 같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창사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거침없는 행보를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과 아버지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우선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서 베트남 하노이까지 4500㎞를 열차로 간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과거 김일성은 1958년과 1964년 두 차례 베트남을 방문할 때 중국까지 열차를 타고 간 뒤 비행기로 환승해 베트남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해외 방문 일정을 평양 출발 직후 버젓이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다.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도 북한은 김 위원장 출발 직후 일정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엔 열차 여행으로 1차 회담 때보다 2배 이상 더 긴 시간 평양을 비우는 점을 감안하면 평양 부재 시 권력 공백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확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김정일이 중국 등 외국을 방문한 뒤 평양에 돌아오고 나서야 순방 사실을 공개한 점과 비교하면 훨씬 대담한 행보인 셈이다.

김 위원장의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젊은 데다 조기에 북한 내 경쟁자를 두루 제거한 데서 오는 자신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김정일은 젊은 시절 내내 김일성의 그늘에 가려 있다가 김일성이 사망한 50대가 돼서야 완전히 권력을 장악했다. 또 김 위원장이 김정일과 달리 청소년기를 유럽(스위스)에서 지낸 것도 정상국가 지도자처럼 보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자리를 오랫동안 비운다는 것 자체가 나름대로 인적, 조직적 정비를 통해 체제 안정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평양을 비우는 동안 권력 공백은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도 평양에 남았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김 위원장을 따라가지 않았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9-02-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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