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이주 10일’ 연평주민들 “대체로 만족”

‘김포 이주 10일’ 연평주민들 “대체로 만족”

입력 2010-12-29 00:00
업데이트 2010-12-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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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연평도로 돌아가야 하겠지만 일단은 지금 생활에 만족합니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섬을 떠나 시내 찜질방 등지에서 생활해온 주민들은 지난 19일부터 임시거처로 마련된 경기도 김포시 LH아파트로 옮겨 피란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29일로 입주 10일만인 주민들은 대체로 ‘아파트 생활’에 만족하는 듯했다.

주민 김미향(41.여)씨는 “아파트에서 지내는 것이 편해 임시거주 기간으로 정한 2개월이 지나더라도 계속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연평도에 다녀온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밤에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섬이 황량하다고 하더라”며 “그곳에서 식당을 운영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돌아가야 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곳 생활이 만족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 성복순(56.여)씨는 “처음에는 한 집에 여러 가족이 살아 불편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서로 조심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단 하루 8차례 김포와 인천 연안부두를 오가는 셔틀버스가 더 자주 운행됐으면 좋겠다”며 “현재 45인승 버스 2대를 25인승 버스 4대로 바꾸고 배차 간격을 줄이면 생활권인 인천을 더 자주 찾을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옹진군에 따르면 김포 아파트 입주 주민은 이주 첫날 115가구, 859명으로 집계됐지만 28일 현재는 112가구, 868명으로 집계됐다.

일부 가구가 한 집으로 합치고 이주 인원이 늘었기 때문인데 매일 10명 안팎의 차이가 있을 뿐 입주 인원에 큰 변동이 없다고 옹진군은 설명했다.

입주 첫날만 해도 새 벽지와 장판을 바른 것 외에 아무 것도 없어 휑한 상태였지만 이후 각종 생활용품이 속속 들어오면서 아파트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TV, 냉장고, 밥솥, 세탁기를 포함한 기본적인 전자제품은 물론 주전자, 그릇, 수저, 휴지통 등 25종의 생활용품이 갖춰지면서 주민들의 생활은 한층 안정된 모습이다.

처음 해보는 아파트 생활인 데다 한 집에 여러 가구가 함께 살다 보니 각종 불편이 예상됐지만 지난 10일간의 임시거주 기간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그러나 임시거처 생활에 만족하면서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애써 숨기지는 않았다.

주민 조순애(54.여)씨는 “몸은 이곳에 있지만 마음은 늘 연평도에 있다”라며 “연평도 생활이 당장 불편하더라도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우리 집보다 더 큰 피해를 본 이웃들과 함께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선뜻 돌아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옹진군은 주민들의 김포 아파트 임시거주 기간을 내년 2월까지 2개월로 예정하고 있다. 추가 임시거처는 논의되지 않고 않기 때문에 이 기간이 끝나면 이후의 생활과 거처 마련은 주민 스스로 해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옹진군 관계자는 “포격으로 집을 잃은 주민을 위한 임시주택 설치사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기 때문에 임시거주 기간이 끝나면 대부분 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연평도가 빨리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복구 작업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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