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수학 선행학습 아동 인권 침해수준”

“초중고 수학 선행학습 아동 인권 침해수준”

입력 2012-06-21 00:00
수정 2012-06-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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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과열지역 초중고생의 수학 선행학습 참여비율이 70%가 넘고 공부시간도 과도해 아동 인권 침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국회 김춘진 의원(민주통합당)실과 함께 전국 17개 사교육 과열지역 초중고생 7천87명과 학부모 4천62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다.

21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초중고생의 70.1%는 학교 진도보다 최소 1개월 이상 빠른 선행학습을 사교육을 통해 하고 있었다.

조사 대상 지역은 강남ㆍ서초ㆍ송파ㆍ노원ㆍ양천구 등 서울 5개구, 분당ㆍ수원 영통ㆍ수지ㆍ일산ㆍ평촌 등 경기 5개 지역, 인천 연수구, 대전 유성구, 대구 수성구, 광주 남구, 부산 금정ㆍ해운대구, 울산 남구 등 모두 8개 시도 17개 지역이다.

선행학습을 한다는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선행학습의 진도를 조사했더니 초등학생의 72.9%, 중학생의 69.2%는 한 학기 이상 선행학습을 하고 있었다.

1년 이상 빠른 진도를 공부한다는 비율은 초등생의 47.7%, 중학생의 47.9%에 달했다. 심지어 초등학생의 15.1%, 중학생의 21.2%는 2년 이상 진도를 앞서가는 선행학습을 하고 있었다.

수학 선행학습을 위해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월평균 31.4만원이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초 발표한 수학 사교육비 지출 전국평균(7.0만원)의 4.5배 수준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선행학습을 위한 학습노동의 강도도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선행학습 참여 학생 중 일주일에 사흘 이상 수학 선행학습을 받는 중학생 비율은 75.0%, 고등학생은 40.2%였고, 아직 어린 초등생도 65.9%에 달했다.

수학 선행학습을 위해 사용하는 공부시간을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2시간이라고 응답한 초등학생이 53.1%에 달했다. 심지어 이중 15.1%는 3∼4시간, 13.9%는 4시간 이상을 수학 선행학습을 위해 사용하고 있었다.

중학생은 71.5%가 하루에 2시간 이상 수학 선행학습을 한다고 응답했고. 이 가운데 3∼4시간 공부한다는 학생이 21.0%. 4시간 이상 공부한다는 응답이 20.2%에 달했다.

이처럼 선행학습이 성행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학원에서 미리 배운 것으로 인정하고 학교 수업이 진행된다’(39.3%), ‘학교 시험이 선행학습을 받지 않으면 어렵다’(47.3%) 등의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번 조사에서 초등학생에게 영어유치원에 다닌 경험이나 공인영어시험에 대비한 경험, 한 학기 이상 조기유학한 경험이 있느냐고 질문한 결과 각각의 질문에 26.4%, 41.1%, 11.5%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학 과목만 조사해도 이같이 나왔는데 영어 과목을 포함하면 학생들이 선행학습에 매달리는 시간이 더욱 많을 것”이라며 “도대체 초등학생이 이렇게 하루에 몇 시간 이상을 어려운 수학공부에 매달리는 상황이 정상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과도한 선행학습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고난도 학교 시험 등이 사교육 부담을 키우고 학교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간다며 가칭 ‘선행학습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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