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아몰레드 기술유출 다국적업체 본사 수사

檢, 아몰레드 기술유출 다국적업체 본사 수사

입력 2012-06-28 00:00
수정 2012-06-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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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텍 본사 임원 및 중국·대만 영업담당자 출석 통보일부 기술은 ‘점검에 필요하다’고 하자 LG디스플레이 직원이 건네기도

수십조원대 가치를 지닌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패널 제작기술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기술을 빼낸 다국적 기업 본사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한국지사를 통해 기술을 빼낸 오보텍사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우리 정부의 사법권이 미치지 않아 본사 수사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검찰이 국부 유출에 대해 강력한 처벌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김영종 부장검사)는 오보텍코리아 직원들로부터 아몰레드 패널의 회로도를 넘겨받은 본사 임원은 물론 기술정보 수집 역할을 하는 홍콩법인 직원과 중국·대만의 영업담당 직원에게도 출석을 통보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아몰레드 기술 유출과 관련해 한국지사에 대한 수사만 마무리됐을 뿐 오보텍 본사와 외국 법인 관련자에 대한 수사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본사와 외국법인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검찰 수사상황에 대해 오보텍 본사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물론 외국 언론과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27일 상당수 외국 언론이 비중 있게 수사결과를 보도했으며 일부는 수사팀에 직접 자료를 요청했다.

오보텍 측은 마지막까지 기소대상에서 한국지사를 제외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보텍 본사가 나스닥(NASDAQ·미국 장외주식시장)에 상장된 탓에 자회사인 한국지사가 기소되면 본사가 나스닥에 해당사실을 공시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오보텍 측은 법인 기소를 피하고자 ‘우리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일이 벌어지면 삼성과 LG 역시 망할 것’이라며 수사팀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사 결과 오보텍코리아 직원들이 빼낸 아몰레드 기술 중 일부는 피해 업체 직원에게서 입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속기소된 오보텍코리아 직원 김모씨는 삼성과 LG의 아몰레드 기술을 빼내 발표용 자료로 정리했는데 이중 ‘GATE 및 SD레이어 ACI 이미지’ 부분은 LG디스플레이 직원에게서 직접 건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결과 해당 직원은 김씨가 아몰레드 패널의 불량부위를 점검하는데 필요하다고 하자 아무런 의심없이 자료를 파일째 넘겨준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직원은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던 중 자신이 넘겨준 자료가 발표용 자료로 정리돼 오보텍 본사에까지 보고된 것을 확인하자 경악을 금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회로도만큼 핵심기술은 아니지만 LG직원이 넘겨준 자료 역시 절대 외부로 나가서는 안 되는 자료”라며 “최첨단 기술을 다루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업체의 보안의식이 너무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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