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광고인지 몰랐어도 사업자 책임”
‘낚시용’ 배너광고가 허위임을 알지 못했더라도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과태료 등 시정명령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나이키 세일 7천900원’ 배너광고는 처음부터 허위사실을 알려 소비자를 유인하려 한 행위”라며 “이베이코리아가 광고를 직접 만들지 않았다고 해 허위광고를 한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나이키 9천900원’ 배너광고의 경우 재고 소진으로 입점업체가 광고상품을 삭제해 더 이상 상품을 검색할 수 없게 됐음에도 이베이코리아는 배너광고에 상품이 그대로 표시하도록 방치한 잘못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픈마켓 사업자는 포털사이트 광고를 하기 전 입점업체의 재고량을 확인하고 재고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광고에서 제외하거나 적절히 명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베이코리아는 2008년 7~8월 포털에 나이키 제품을 7천900원과 9천900원에 판다며 배너 광고를 했으나, 실제 클릭해 보면 엉뚱한 제품으로 연결되거나 옵션주문을 통해 금액을 추가해야만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광고였다.
이에 공정위가 ‘사실과 다른 정보를 알려 소비자를 유인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1천만원을 부과하고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워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공지하라고 처분하자, 이베이코리아는 ‘배너광고의 허위·과장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사업자가 허위인지 인식하지 못했어도 허위광고에 대한 책임을 물릴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며 “소비자의 권익보장을 위해 온라인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엄격한 책임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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