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 이젠 ‘안방 드나들듯’ 드나들어

성폭행범 이젠 ‘안방 드나들듯’ 드나들어

입력 2012-08-31 00:00
업데이트 2012-08-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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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범행, 일반 주택 ‘표적’총 범죄수 줄지만 성폭력 범죄는 되레 늘어

성폭행범이 이제는 집 안방까지 침입해 엽기적인 범행을 일삼고 있다.

길거리에서, 집 밖에서 범행 기회를 엿보던 성폭행범이 ‘안방 드나들 듯’ 거리낌 없이 남의 집에 들어와 부녀자를 성폭행하고 인명까지 앗아가는 극악한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

범인들은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생각지도 못한 허점을 노리고 든다.

전남 나주에선 지난 30일 새벽 부모와 함께 집안에서 자던 A(7)양이 납치된 채 집 근처에서 성폭행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용의자 고모(23)씨는 사건을 저지르기 직전 PC방에서 만난 A양의 엄마에게 “아이들은 잘 있느냐”고 안부를 물은 후 가족들이 자고 있던 거실에 들어와 곤히 잠들어 있던 A양을 이불째 안고 나가 범행을 저질렀다.

고씨는 평소 A양의 어머니를 PC방에서 여러 차례 만나 잘 아는 관계로 A양 집 근처에 기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08년 12월 경기 안산에서 발생한 ‘조두순 사건’ 못지않게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조두순은 학교에 가던 B(8)양을 납치해 온몸을 구타하고 목을 졸라 실신시키고 성폭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주택에 서모(42)씨가 침입해 이 주택에 사는 C(37·여)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하려다 C씨가 저항하자 흉기로 목을 찔러 숨지게 했다.

C씨의 집에서 불과 1㎞ 떨어진 곳에 살았던 서씨는 사건 당일 새벽 자택에서 컴퓨터로 음란 동영상을 봤으며 이후 소주 한 병을 마시고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피해자들 대부분은 방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반 주택에 사는 사람들이어서 성범죄자에 대한 특단의 대책과 별도로 주택에 대한 방범순찰활동 강화 등 체계적인 예방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주 성폭행 피해자 A양의 집은 길거리와 맞닿아 있는 상가형 주택으로, 당시 현관문을 잠그지 않고 가족이 잠을 자다 범인의 표적이 됐다.

광진구 다세대주택 성폭행 피해자 C씨도 자녀 둘을 유치원 통학차량 타는 곳까지 바래다주려고 현관문을 잠그지 않고 집을 비웠다가 그 틈에 집에 몰래 들어간 서씨에게 범행을 당했다.

성폭행 사건은 아니지만, 지난 2010년 9월 서울에서 윤모(33)씨가 옥탑방에 사는 가족의 단란한 웃음소리가 들린다는 이유로 옥탑방에 침입해 임모(42)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임씨의 아내 장모(42)씨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중상을 입히는 끔찍한 범행도 발생했다.

나주 주민 김주연(34·여)씨는 31일 “딸만 둘을 키우고 있는데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몸서리가 쳐진다”며 “정부는 마음 놓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보다 치안이 상대적으로 위험한 인적이 한산한 주택가에서 성범죄 등 강력범죄발생이 잇따르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과 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강간·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는 2011년 1만9천489건으로 2010년보다 1천233건(6.7%)이나 늘었다. 하루평균 53건의 성폭력 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2011년 발생한 총 범죄수는 175만2천598건으로 전년보다 3만2천778건(1.8%) 감소했는데 성폭력 범죄는 되레 증가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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