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종교시설, 화재예방규정 제외대상
14일 오전 화재로 4명이 숨진 광주의 한 기도원이 소방설비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불이 난 기도원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 중 지하에 자리 잡고 있었다.
당시 1, 2층 사무실은 비어 있었고 3층은 기도원 관계자들의 주택으로 불이 났을 때 이들 장소에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도원은 일반적인 교회와는 달리 질병 치유나 개인적인 염원, 영적 수양 등 특별한 목적으로 기도하는 장소로 숙식을 하며 장기간 머무를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1천㎡ 이상의 종교시설은 스프링클러 등 자동 진화설비를, 3천㎡ 이상은 옥내소화전을 설치하는 등 300㎡ 이상의 종교시설은 면적에 따라 관할 소방서에 신고하고 소방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불이 난 기도원은 132㎡의 소규모라 종교시설이 아닌 근린생활시설에 해당, 별다른 설비를 갖추지 않고 건물 내에 소화기만 비치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도원이 속한 건물의 연면적은 494.1㎡이고 이 중 3층 주택은 99.84㎡이다.
소규모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층별로 소화기를 설치해야 하며 주택을 제외한 면적이 400㎡가 넘으면 비상벨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고 600㎡ 이상은 자동화재탐지설비 등을 갖춰야 한다.
이 건물은 일반 주택과 소규모 건물처럼 특정 소방대상물로 분류돼 소방안전점검 의무대상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북부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특정 소방대상물은 전체의 5%만 임의로 안전점검을 한다”며 “불이 난 건물이 안전점검을 받았는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불이 난 H 기도원은 숨진 나모(61·여) 원장 부부가 4~5년 전부터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H 기도원은 이날 오후 4시, 7시를 시작으로 17일까지 진행할 신년 부흥회를 준비 중이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현장 훼손 정도로 봐 가스 폭발이 최초 화재 원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이날 오후 2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화재 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찰은 건물 내 방음재 등이 타 독성가스가 발생하면서 나씨 등이 질식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사망자 인적사항 중을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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