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중류 달성보·강정고령보 ‘녹조띠’

낙동강 중류 달성보·강정고령보 ‘녹조띠’

입력 2013-08-07 00:00
수정 2013-08-0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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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보 하류 직선화공사로 둔치 침식…버드나무 고사

7일 찾은 낙동강 중류의 달성보와 강정고령보 일대 강물은 녹색빛이 역력했다.

전일 폭우가 내렸다는 사실이 무색하도록 해가 높게 떠오르자 녹조띠도 점차 수면으로 떠올랐다.

1개월전부터 녹조현상이 나타나다가 1주일전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당과 시민단체가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한 뒤 변한 낙동강 생태계 문제를 짚고자 이날 현장을 찾았다.

정오께 방문한 강정고령보 상단 강가에는 녹색 부유물이 떠오르고 있었다.

낙동강 가장자리에 짙게 떠오른 녹색띠는 강 중앙으로 갈수록 옅어 보였다.

계명대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는 “본래 이곳은 자연 상태인 돌들이 쌓인 곳이었다”며 “억지로 돌보를 깨부수고 시멘트로 강정고령보를 만든 결과 물속 환경이 완전히 죽어 녹조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일행들은 녹조 현상을 설명하다가 보 상단 죽곡취수장 인근 자전거도로 아래에 호수가 설치된 것을 발견했다.

호수에서는 한눈에 봐도 깨끗한 물이 나왔고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이전에는 없었던 물 호수”라며 “국회의원과 기자들이 낙동강 현장 검증을 하러 나오니 수자원 공사 측이 녹조를 완화시키려고 급하게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정고령보 수문은 그간 시민단체들의 주장과 달리 활짝 열려 있었다. 이보다 앞서 방문한 달성보 수문도 마찬가지였다.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평소 수문을 개방하지 않다가 검증단이 녹조상태를 조사하려고 하니 수문을 열어 방해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장에 나와있던 수자원공사 한 관계자는 “녹조와 상관없이 전일 비가 내렸기 때문에 수문을 연 것”이라고 밝혔다.

달성보에서 2㎞ 가량 떨어진 하류 둔치에는 측방침식 현상이 일어나 공사가 한창이었다.

강폭은 낙동강 평균 폭 500∼700m보다 좁은 300m 정도로 강물 직선화 공사를 해서는 안될 곳이었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이진국 영남자연생태보존회원은 “구불구불하게 흘러야 하는 낙동강을 억지로 직선화하는 바람에 주변 땅이 무너지고 있다”며 “물은 본래 흐름대로 가려는 경향이 있기에 모래로 이뤄진 이곳 둔치가 강물에 깎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무너진 둔치와 지천을 복구하는 사업비는 4대강 공사 사업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숨어있는 4대강 사업비”라고 지적했다.

또 달성보 하류 박석진교 인근에는 낙동강 생태공원인 개진강변공원이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발걸음이 끊겨 공원 인도 위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란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전국 강가에 이처럼 만들어진 생태공원은 모두 234곳이지만 관리 의무가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간 뒤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물의 흐름 자체가 사라진 달성군 하빈면 낙동강에는 가로 50m, 세로 300m 상당의 버드나무 군락이 괴사했다.

가지만 드러낸 채 물에 빠져 죽은 버드나무 군락 주변은 시커먼 물빛을 띄었다.

김종원 교수는 “버드나무는 물가에서 살 수 있는 식물이기에 관계당국이 애초에 보를 설치하며 버드나무가 이곳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오판한 듯하다”면서 “물을 계속 부영양화시켜 수질을 나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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