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 대비 막판 ‘총력’…전속 미용사·이영선 경호관 ‘출근 도장’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찾은 변호인들이 6시간 가까이 머물다 돌아갔다.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20일 오전 9시 18분께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한 지 6시간이 지난 오후 3시 37분께 준비된 차량을 타고 집 밖을 빠져나갔다.
자택에 들어설 때는 유 변호사 혼자였지만 나가는 길에는 정장현(56) 변호사가 함께했다. 두 사람은 같은 차량을 탔고 유 변호사가 앞 좌석, 정 변호사가 뒷 좌석에 앉았다.
취재진이 두 사람을 태운 차량 창문을 몇 차례 두드렸으나 이들은 유유히 빠져나갔다.
이들 두 사람은 오전 자택을 방문하며 ‘내일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한다는 입장 변함없나’, ‘내일 승산이 있다고 보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이들 변호인의 방문은 21일 검찰 출석 대비에 막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단은 피의자 신문 예행 연습에 전력을 쏟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변호인단은 돌발 질문이 나오더라도 박 전 대통령이 침착하게 답변하면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예상되는 질문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머리 손질 등 미용을 담당해 온 토니앤가이 정송주 원장과 정매주씨 자매는 어김없이 오전 7시 30분께 자택을 찾았다.
외부 시선을 의식한 듯 다소 고개를 숙이고서 자택에 들어선 이들은 1시간 정도 지난 오전 8시 37분께 택시를 타고 떠났다.
이영선 경호관 역시 출근 도장을 찍었다. 이 경호관은 인근 아파트에서 걸어서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들어오면서 ‘한마디만 해달라’는 말에 미소를 지을 뿐 묵묵부답했다.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은 점차 소란스러운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삼릉초등학교 학부모 70여명은 ‘여기는 어린이 보호구역’, ‘예전처럼 공부하고 싶어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바라는 캠페인을 했다.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서 응원하는 지지자는 오후 2시가 지나 80여명으로 늘어났다. 한 70대 남성은 붉은 머리띠와 훈장 복장을 한 채 국민교육헌장을 외치기도 했다.
취재진을 향해 ‘대통령을 쫓아냈으면 됐지 왜 여기 왔느냐’며 분통을 터뜨린 집회 참가자도 있었다. 일부 참가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X’자가 그려진 마스크를 썼다.
삼성동에 산다는 한 주민은 “일이 바빠서 정치에 관심 없었던 것을 반성한다. 박 대통령과 민주주의를 되찾자”고 주장하며 “아이들의 등하교를 위해 언론이 철수하라”고 외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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